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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욕 `온라인 밖으로` 세상나들이

《영화나 인터넷 등 대중매체에서 욕설이 빈번해지고 있다. 조폭 영화에선 일상어가 돼버렸지만 `졸라` `존나`처럼 욕설이 변형돼 마치 욕설이 아닌 것처럼 버젓이 통용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MBC `시사매거진 2580`이 인터넷상의 풍자를 방영하면서 욕설을 그대로 내보낼 정도다. “욕설을 빼면 방송 내용이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제작진의설명. 물론 그에 대한 반론도 거세지만 욕설은 이제 대중매체 등을 통해 `광장`으로 나오고 있다. 》

▼레츠뮤직과 시사매거진 2580▼

미국 F-15 전투기 구입 논란을 두고 김대중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에게 “이 개♡♡!”라고 욕하는 것처럼 성대모사한 인터넷 라디오 레츠뮤직(www.letsmusic.com) `엽기 DJ(김대중대통령)`. 진행자 배철수(본명 이형민)가 패러디한 이 `엽기 DJ`에는 최근 1000만명 이상이 접속했다고 레츠 뮤직은 추산한다. 레츠뮤직은 “속시원한 욕이 예상보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며칠 화제가 되고 말 줄 알았는데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어 아예 첫 화면에 띄워놓았다”고 말했다.

이 `엽기 DJ`는 지상파인 MBC의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오픈 그라운드`로 올라왔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일 밤9·45)은 최근 `인터넷의 직격탄 풍자`를 다루면서 이례적으로 `엽기DJ`에서 욕설을 거르지 않고 내보냈다. 자막에는 개XX로 나왔지만 소리에선 욕설이 그대로 나온 것. 정관웅책임PD는 “욕을 빼고 `엽기DJ`를 내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엽기DJ`가 뜨자 청와대측은 최근 법적 명예훼손 여부를 검토했다가 백지화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사견이라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김동성 선수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잃어버린 사건 등에서 촉발된 미국에 대한 감정이 욕설을 통해 해소됐다는 측면도 있었다”고 전했다.

▼욕의 일상화▼

욕이 일상화되면서 위협이나 적대감 표시라는 본래의 의미를 잃고 있다. 김모씨(25·가명)는 “오히려 욕을 하는 남자 친구의 솔직하고 화끈한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김모씨(34·S사 대리)부부는 “여보 오늘 `졸라` 덥지?” 등의 욕섞인 대화를 자주 나누고 L사 박모 부장(42)은 부하직원을 부를 때 의례 “이 ♡♡놈아”라고 부른다. 오히려 이들 사이에선 욕이 빠지면 `기분 안 좋다`는 신호다.

특히 대중화된 인터넷 공간은 익명성으로 인해 맘놓고 욕설을 할 수 있도록 부추킨다. 채팅 기능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욕설이 채팅 창에 입력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장치해두고 있긴 하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c8``개쉭까` `벵쉰` 등의 변종을 만들어내는 데는 속수 무책일 수 밖에 없다.

▼왜 욕인가?▼

만화평론가 김지룡씨는 “성실하게 살아도 보상이 크지 않은 사회에서 생기는 `양아치`에 대한 동경 때문에 욕을 많이 하고 듣고 싶어하게 된것”이라고 분석했다. 법을 무시하고 나쁜 짓은 할 수 없으나 `양아치` 말투를 흉내내면서 `틀을 깨는` 대리 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얻는다는 것이다.

인제대 국문학과 김열규교수도 저서 `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사계절)에서 말한다.

“…개발싸개만큼도 제 얌치머리 싸바르지 못한 축들, 남들 보면 먼저 우려먹을 생각만 하는 늑대들, 온 세상을 제 이익 챙기는 암시장쯤으로 치부하고 있는 망둥이들…. 이런 따위가 기승하는 세상보고도 욕하지 않으면 화증에 걸려 타 죽기 십상이다.”

그러나 서울대 국어교육과 박갑수 교수는 “욕설의 어원도 뜻도 모르고양념처럼 쓰는 사이에 정신이 피폐해질 수 있다”며 “욕설 하나하나의 의미를 따져 가릴 게 아니라 전반적인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2/04/21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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