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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82445204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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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정신’ 100여쪽에 간결·알차게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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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역사와 미래>(김정수 지음, 열화당) 처음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불과 100여 쪽에 한글의 역사와 미래를 간결하고 알차게 담아낸 책이었기 때문이다. 한글에 대해 무척 많이 배운 것 같아도 한글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이고 보면 이 책은 한없이 고마운 책이다.
분명히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다. 왜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기에, 또한 어떤 특성이 있기에 우수한가?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한글의 과학성이 더욱 높이 평가받는 까닭은? 한글 문화권의 형성이 가능한 객관적인 근거는? 이 책을 읽으면 한글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알짬만 고스란히 가질 수 있다. 더구나 많은 참고 문헌을 살피고 스스로 연구한 성과를 덧붙여 학문적으로 탄탄하면서도 고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쉽게 읽을 만하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저자의 서술 태도다. 이를테면 저자는 1989년에 개정된 ‘한글맞춤법 통일안’에 대해 학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맞춤법이라면 그저 외우고 지켜야 하는 진리로 받아들이는 보통의 시각에서는 분명 충격적이다. 여기에 한자 기원설에 대한 저자의 언급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이른바 통용되는 진리가 고정 관념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되새겨 보게 한다. 이밖에도 한글을 사랑하자는 것이 맹목적 국수주의가 아니라 합리적 과학주의, 인류를 위한 지식과 정보의 나눔 운동이라는 점을 깨우쳐 주는 대목들도 여기저기 빛난다.
기존의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정신,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태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세, 어떠한 난관도 헤쳐 나가며 알찬 결실을 맺는 실천 등, 이 책을 읽다 보면 한글 창제를 가능하게 한 정신을 만나게 된다. 이런 ‘한글 정신’이야말로 눈에 보이는 한글과 함께 우리의 자랑거리요 나눔거리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유네스코가 세계 문맹 퇴치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상 이름이 바로 ‘세종대왕상’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정보화 시대에는 걸림돌이기까지 한 한자를 소리높여 강조하면서 한글을 푸대접하는 황당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이 책이 ‘한국을 대표하는 책 100선’에 선정돼 내년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번역되어 출품될 예정이란다.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기 전에 우리나라 청소년과 기성세대가 꼭 읽었으면 좋겠다. 너무나 완벽해서 ‘로맨틱’하다고까지 말한 외국인 언어학자가 있을 정도인 한글, 여기에 그러한 한글을 낳은 한글정신이야말로 우리가 선조에게 물려받고 후손에게 물려줄 가장 최고의 유산이다. 나는 한글과 한글정신이 정말 자랑스럽다.
허병두/서울 숭문고 교사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대표,
2004/10/10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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