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5896587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독자토론마당]초등학교 한자교육 논란

▼우리말 이해 능력향상에 큰 도움▼

얼마 전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연구조사는 ‘한글을 단순히 읽고 쓰는 국민은 많지만 숫자 문자 도표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문해 능력은 떨어진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성인 중 문서를 읽고 해독하는 능력이 최하위 수준이었고, 특히 산문 문서 수량 등 3개 영역을 평가하는 문해력(文解力)에서 고학력일수록 세계 수준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참으로 우리나라의 앞날이 우려되는 조사결과라 여겨진다. 우리말 어휘의 70% 이상이 표의문자인 한자로 된 것이어서 한자교육을 하지 않을 경우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게 되는 지극히 단순한 이치를 경시하고 한자교육을 배척해온 결과다.

한자교육을 통해 국어의 이해능력이 향상되고, 고전독서를 통해 반만년동안 내려오는 민족의 혼과 얼에 수시로 감화될 수 있다. 그래야만 한글이 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로서 부족함이 없게 되고, 그 우수성이 자연스럽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박천서 한국어문회 이사·서울 관악구 봉천본동

▼높은 단계 학문 연구의 지름길▼

윤택한 언어생활은 낱말의 뜻을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이미 한자 문화권을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에 한글 사용만으로도 언어생활이나 다른 학문 연구에 아무 불편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중고생에게 가르치는 국어 문법 용어 하나만 보아도 9품사의 명칭을 비롯해 어간, 어미처럼 한자말 일색이다. 더구나 철학이나 수학, 과학, 의학 계통의 학문에서는 한자의 뜻을 모르면 개념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60년대 말부터 정부 정책에 따라 한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가 높은 단계의 공부 과정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은 이른바 한글전용세대가 그 증인이다.

그렇다고 어려운 한문을 익히기 위해 어려서부터 학습 부담이 큰 한자를 가르치자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자가 만들어진 원리에 따라 기초 한자를 차근차근 교육시키자는 말이다. 이것이 우리의 넉넉한 언어생활을 도모하고 다른 학문을 배우는 도구를 마련하는 지름길이다.

박수진 중학교 교사·서울 서초구 서초4동

▼정규과목 채택땐 학습부담 가중▼

비록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이긴 하나 그 음운을 읽지 못한다고 해서 의사소통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언론에서도 한자사용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 되어 버렸을 정도로 그 사용가치가 적다.

사회에서도 기업들은 취업이나 승진 고과시험에 한자사용 능력의 비중을 그리 높게 두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한자를 등한시하는 사회현실을 외면한 채 교육을 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자교육을 충실히 하면 중국어와 일본어 습득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큰 관련성을 부여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계가 한자를 아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이미 중고교 과정에는 정규과목으로 채택되어 있고, 관심 있는 학생들은 특별활동시간이나 대학 전공선택을 통해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다. 굳이 초등학교 정규 교육시간을 할애해서까지 한자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가뜩이나 외국어 열풍에다 학원과외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유재범 대전 중구 문화1동

▼한글전용 어문정책 혼란 부를 것▼

우리가 쓰는 말의 70%가 한자에서 유래됐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첫째, 한글전용이라는 어문정책에 혼란을 야기한다. 해방 이후 불과 50여년 사이에 100%에 가까운 국민의 문자 해독률을 이룩한 것은 한글만으로도 문자생활이 가능하고 별 불편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그간의 한글전용정책이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닌가.

둘째, 가뜩이나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 힘든 어린이들에게 또다시 암기과목의 일종인 한자까지 배우게 하는 것은 학습부담만 가중시키고 호기심과 창의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생각을 할 여유를 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 뜻을 중시하는 한자는 우리말을 비교적 많이 이해하는 중고교에서 실시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들은 그저 순수하고 개구쟁이처럼 장난치고 호기심 탐구를 하는 등 자유분방한 사고와 예절 인성 감성 등의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최영도 대구 달서구 두류3동

2002/04/23 동아일보



   
 
번호 예제 날짜 출처
710 [땅이름] 오랫도리 / 허재영 2007/07/11 한겨레
709 [우리말 바로쓰기] ~려면 다음엔 2007/07/11 조선일보
708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겻불`은 살아있다 2007/07/06 한국경제
707 [땅이름] 진고개와 긴고개 / 허재영 2007/07/04 한겨레
706 신문 표제어 `세월아 네월아` 유감 2007/07/03 국정브리핑
705 `6ㆍ25 전쟁`과 `피란` 2007/06/25 국정브리핑
704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막말질` 하는 사회 2007/06/22 한국경제
703 우리 말 우리 교육 2007/06/16 데일리안
702 외래어 표기법 어긋난 한 대기업 브랜드 유감 2007/06/15 국정브리핑
701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진도군과 안성시의 반란(?) 2007/06/15 한국경제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