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무엇이 있다`고 할 때는 `옥에 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무엇이다`의 `무엇` 자리에 `옥에 티`, `옥의 티`, `옥에티`, `옥의티` 중에 어떤 것을 써야 할지 어렵게 느끼는 수가 많다. 앞의 둘은 띄어 썼으니 두 낱말로 짜인 명사구, 뒤의 둘은 붙여 썼으니 한 낱말로 된 명사로 본 것이다.
낱말이 아니고 관용구로 사전이 다루고 있는 보기로 `새 발의 피`를 들 수 있다. 넉자짜리 한자말로 `조족지혈`이 있지만 순우리말로는 `새 발의 피`인데 `새발`도 낱말로 인정되지 않고 `새발의피`도 마찬가지여서 `새 발의 피`는 두 번 띄어 써야 하고 그래서 낱말 아닌 이은말이다.
낱말인지 구인지는 가리기가 간단치는 않다. 우선 구일 경우를 가정해 보자. `그것은 옥에 티다`라고 하면 `옥에 티`가 명사구라는 것인데 `명사+에 명사`가 명사구가 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반면에 `명사+의 명사`가 명사구가 되는 것은 `우리의 소원`, `그 사람의 장점`처럼 아주 흔하다. 만일 ‘옥에 티`가 명사구라면 ‘옥에 있는 티`가 줄어서 ‘옥에 티`가 되었다고 봐야 하는데, 설명이 자연스럽지 않다. 구라면 ‘옥의 티`가 합리적이다.
낱말이라면 ‘옥에티`도 될 수 있고 ‘옥의티`도 될 수 있다. 지금 국어사전에는 ‘옥에티’, ‘옥의티’ 모두 없다. 둘 다 워낙 많이 쓰이는 말이니 낱말로 칠 수도 있다고 본다. 낱말이란다면 ‘옥에티`든 ‘옥의티`든 둘 다 가능하다. ‘눈엣가시`처럼 ‘옥에티`가 가능하고 ‘옥의티’ 역시 그럴 것이다. 이렇게 둘 다 가능할 경우에는 명사구로 쓰일 수 있는 `옥의 티`에서 온 ‘옥의티`를 낱말로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