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대신 `이른` 을 붙여보세요 ‘이른봄’이나 ‘이른여름’ 같은 말은 “까치는 집을 새로 짓는 이른봄부터 잎떨어진 나무에 눈이 덮일 때까지 녹색섬을 지킨다”(〈우리 동물 이야기〉 박병상 지음, 북갤럽)는 대목이나 “1766년 이른여름에 귀국하여 늦은가을 이 편지를보내기까지 몇 달 동안 그는 아마도 양명학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생각했을것이다”(〈홍대용과 그의 시대〉 김태준 지음, 일지사)라는 대목에서 보듯 흔히만날 수 있습니다.
‘초봄(初-)’이나 ‘초여름(初-)’이라는 말도 곧잘 씁니다.
보통 우리들이 쓰는말을 들으면 ‘초봄-초여름-초가을-초겨울’ 못지않게‘이른봄-이른여름-이른가을-이른겨울’ 같은 말도 쓰고 있어요.
둘을 똑같은 뜻과 느낌으로 쓰지는 않습니다.
다만 ‘늦은 철’을 가리키는‘늦봄-늦여름-늦가을-늦겨울’을 쓰듯 “이른 철”을 가리키는‘이른봄-이른여름-이른가을-이른겨울’도 널리 쓸 만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장에서 ‘조조할인’(早朝割引)을 하지요 여기서 ‘조조’란 “이른 아침”을뜻합니다.
이 말 ‘조조’는 아예 ‘이른아침’이란 새말을 지어서 가리키면 훨씬나을 테고요.
남녘에서 ‘아이스크림’이라 하는 먹을거리를 북녘에서는 ‘얼음보숭이’라한다고 보통 알지만 지금 북녘에서는 ‘얼음보숭이’란 말을 거의 안 쓰는듯합니다.
남녘과 마찬가지로 ‘아이스크림’도 쓰고 ‘에스키모’란 말도 쓰는한편 ‘얼음과자’란 말도 널리 써요.
북녘에서 ‘에스키모’를 어떻게 풀이하는지보면 재밌습니다.
“소젖을 기본원료로 하고 여기에 카카오가루 또는 카카오크림,사탕가루, 젖기름, 유화제, 향기성물질 같은 것을 넣어서 얼쿤 아이스크림의한가지.
흔히 겉에 쵸콜레트를 씌우고 속에 꼬챙이를 넣어 얼구어서 종이에싼다”라고 합니다.
‘에스키모’ 풀이를 보면 우리가 ‘우유’(牛乳)라고 쓰는말을 있는 그대로 ‘소젖’이라 쓰고 ‘유지방’(乳脂肪)이라고 쓰는 말은‘젖기름’이라고 해요.
북녘사람들이 쓰는 말이 남녘말보다 좀더 수월하고 살가운 건 있는 그대로 사물을 가리키는 데서도 한몫한다고 봅니다.
남녘 문화가 북녘 문화와 다르기도 하지만‘소젖-젖기름’ 같은 말을 쓰는 모습은 곰곰이 살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