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통신용어는 `아햏햏`다.
디지털카메라 관련 인터넷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의 엽기 게시판에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수년간 인터넷 세상을 뜨겁 게 달궜던 `엽기`의 바톤을 넘겨받았다.
국어사전에 등록되지 않았을 뿐더러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단어는 ` 아주 기쁘지는 않지만 기분이 좋은 경우`를 나타내는 감탄사로 사용 되다 최근에는 황당함. 어리둥절함 등을 나타내는 단어로도 쓰이고 있다.
네티즌 김세나(26)씨는 "처음에는 친구끼리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기분 좋은 하루가 되라`는 뜻으로 `아햏햏한 하루가 되라`는 형태로 사용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조금 허탈하거나 당황스러울때도 `아햏햏하다`고 표현하는 등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일부 계층에서 사용하던 이 단어는 최근 대부분의 홈페이지나 게시판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쓰이고 있으며 `아햏햏` 전문 홈페이지(www.ahehheh.com)도 등장했다.
10대와 대학생을 중심으로 이 단어가 급속히 확산되자 한글문법 상에 이 단어를 추가하자는 주장도 일고 있다.
이런 연장에서 인터넷이 만들어낸 새 문화유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리플족(族)`이다. 리플은 게시판에 올려진 글이나 전자우편에 대한 답글(Re:)을 의미한다.
리플족은 답글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네티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보다 1초라도 먼저 답글을 올리는 것. 때문에 답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올리는 시간에 따라 더 큰 희열을 느낀다.
이를 위해서 리플족은 밤샘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24시간 PC 앞에 앉아 있기도 한다. 이 가운데는 직업도 없이 게시판만 쫓아다니는 전문 리플족만도 수천 명에 달하고 있다.
인터넷이 일상 생활로 자리잡은 지 5년이 지나면서 우리 생활에 가져 온 변화는 크다.
어솨요(어서오세요), 안냐세요(안녕하세요) 등 기존의 맞춤법은 무시 한 새로운 단어가 등장했는가 하면 `엽기토끼`에서 비롯한 엽기문화까지 만들어졌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새로운 문화의 특징은 기존의 가치나 규범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시도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언어질서 파괴, 기존 세대와의 의도적인 단절 등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입장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생활속에 깊숙히 파고 들수록 이런 문화 흐름은 오 히려 확산되고 있다.
한국정보문화센터 이수진 연구원은 "이러한 모습은 비록 인터넷이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그 가운데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고 사용함으로써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고 자신을 표현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며 "인터넷이 가진 익명성은 네티즌의 물리적인 모습은 감 추지만 그 안에서 심리적인 모습은 오히려 더 드러내려는 네티즌의 속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