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집에 눈꼽만큼의 미련도 없다./ 모두들 그의 행동에 눈쌀을 찌푸렸다./ 내 친구는 부인의 등살에 시달려 바싹 야위었다.
위 세 예문에서 틀린 낱말이 하나씩 있다. `눈꼽, 눈쌀, 등살`이 바로 그것이다. 이 낱말들은 흔히 이렇게 쓰기 쉽지만 `눈곱, 눈살, 등쌀`로 써야 옳다.
`눈곱`은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 또는 그것이 말라붙은 것, 아주 적거나 작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하는데 `눈`과 `곱`이 결합해 만들어진 말이다. `곱`은 옛말에서 `기름(膏.곱 고)`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현재도 `곱`은 `눈곱`의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
한글 맞춤법은 둘 이상의 단어가 어울리거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은 각각 그 원형을 밝혀 적도록 돼 있으므로 소리가 [눈꼽]으로 나더라도 `눈곱`으로 적어야 한다.
`눈살`도 `눈`과 `살`이 결합해 이뤄진 말이다. 따라서 소리는 [눈쌀]로 나지만 `눈살`로 적는다. 여기서 `살`은 `구김살, 주름살, 이맛살`에서 보듯 `주름이나 구김으로 생기는 금`을 말한다.
그러나 `등쌀`은 두 개의 단어가 결합된 형태가 아니라 `몹시 귀찮게 구는 짓`을 뜻하는 하나의 단어이므로 그대로 `등쌀`로 적어야 한다.
`등살`이라고 쓰게 되면 `등`과 `살`이라는 단어가 결합해 `등에 있는 근육`이란 뜻이 된다. 이 경우 [등쌀]로 발음되지만 `눈곱, 눈살`같이 `등살`로 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