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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서적, 출판
우리말,이야기로 다시 태어나다

출판가에 우리말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말 속에 숨어있는 역사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책들이 나오는가 하면,훈민정음 창제과정을 소재로 한 소설들도 출간됐다. 연구의 대상,학습의 대상으로만 인식되던 우리말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공돼 독자들 곁을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책들은 은어와 속어가 범람하는 요즘 세태에 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재미를 자연스럽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출간된 ‘역사가 새겨진 우리말 이야기’(고즈윈)는 우리말의 변화과정을 역사와 결합시킨 책이다. 우리말과 역사의 만남이라는 시도 자체가 신선할 뿐만 아니라 김유신과 계백의 말은 통했을까,세종이 만든 스물여덟 자 중 네 자는 어디로 갔을까,조선시대에는 외국어 공부를 어떻게 했을까 등과 같은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 후 역사의 고증을 통해 답을 찾아나가는 전개방식이 흥미롭다.

‘…우리말 이야기’의 저자는 정주리 박영준 시정곤 최경봉 등 네 명의 40대 국어학자들이다. 이들은 2002년부터 ‘우리말의 수수께끼’ ‘한국어가 사라진다면’ 등 우리말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책을 쓰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우리말의 수수께끼’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고 지금까지 5만부 넘게 팔렸다.

최경봉 원광대 국문과 교수가 지난해 쓴 책 ‘우리말의 탄생’(책과함께)은 국어사전을 주인공으로 했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최초의 국어사전인 ‘조선말 큰사전’ 편찬과정을 담아낸 이 책은 사전 제작을 통해 독립운동을 하고자 했던 지식인들과 사업가들,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 민족주의적 국어학자들,그리고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던 전국의 수많은 교사와 학생들까지 등장시켜 장중한 휴먼 드라마를 보여준다.

훈민정음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도 등장했다. 시나리오 작가 김재희씨가 쓴 ‘훈민정음 암살사건’(랜덤하우스중앙)과 소설가 이정명씨의 신작 ‘뿌리 깊은 나무’(전2권·밀리언하우스)가 그것이다. ‘훈민정음 암살사건’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의심한다. 그리고 고조선시대부터 존재한 가림토문자가 훈민정음의 원류이며 세종이 이를 이용해 한글로 정립했다는 이른바 ‘가림토문자전승론’을 도입한다. 이 비밀을 풀어가는 화자는 한 형사다.

‘뿌리 깊은 나무’는 세종 25년 훈민정음 반포를 7일 앞두고 경복궁 안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추리소설이다. 이 소설은 세종이 한글을 반포할 때,기득권층의 엄청난 반발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한글이 나오면 양반과 상놈,임금과 신하의 위계가 흔들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세종시대는 혁명기가 된다. 세종과 젊은 집현전 학자들이 비밀리에 한글 창제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기득권층의 가공할 음모가 진행된다.

우리말이 대중적인 역사서나 소설의 소재가 되는 최근의 모습은 분명 새로운 현상이다. 우리말이 고루한 학습서의 틀을 깨고 나와 이야기 책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출판사 고즈윈의 이은주 팀장은 “그동안 우리말 책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학습용이었고,출판계에서도 재미없다며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근래 우리말을 소재로 한 대중적인 책들이 나타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훈민정음 암살사건’의 저자 김재희씨는 “우리 것을 소재로 한 영화 ‘왕의 남자’가 엄청나게 히트했고,이순신 장군을 다룬 소설과 드라마도 성공했다”면서 “우리말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소재지만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우리말 이야기’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정주리(42) 동서울대학 교양학부 교수는 “한글을 가지고 소설이 두 가지나 만들어졌다니 나도 놀랍다”면서 “한류를 보면서 우리 것도 통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한글에서 문화상품의 가능성을 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2006/07/07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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