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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서적, 출판
북한에서 온 우리 옛이야기 - 겨레고전문학선집

조선 말기에 편찬된 편자미상의 문헌설화집 ‘기문총화’에는 역대 명사들의 일화가 실려있다. 그 중에는 어사 박문수의 이야기가 있다. ‘젊은 시절 박문수가 고을 원님으로 임명된 외삼촌을 따라 진주에 갔을 때, 그 곳 관아 소속 기생과 깊은 정을 통하여 죽을 때까지 믿음을 변치 않기로 약속했다. 하루는 글방에 앉아 있는데 지지리 못생긴 여종이 물동이를 이고 지나갔다. 사람들이 그 여종을 보고 말하기를 “하도 못난 탓에 나이가 서른이 가까 오도록 첫날밤을 치러보지 못했다”고 수군댔다. 어느날 밤, 박문수는 그 못난 여종을 불러 들여 하룻밤을 지냈다.

10년이 흘러 암행어사가 된 박문수가 다시 진주를 찾았을 때, 거지차림으로 그 기생집을 찾자 “웬 거지냐”며 기생과 기생어미에게 박대를 당했다. 쫓겨난 박문수는 하룻밤 정을 통한 여종 집을 찾았다.

남루한 행색으로 나타난 박문수가 반갑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여종은 갑자기 부엌으로 가더니 신주를 모신 치성단을 때려부수었다. 웬일이냐는 물음에 여종이 이렇게 말했다.

“제가 도련님이 떠나신 뒤로 신주를 만들어 놓고 아침저녁으로 그저 도련님이 잘 되어 이름을 떨치도록 해주십사 하고 빌었사온데 귀신에게 영험이 있다면 어찌 도련님이 이 꼴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래서 신주를 불살라 버렸습니다.”’(‘기문총화’에서)

‘기문총화’를 비롯해 ‘삼국유사’, ‘삼국사기’, 유몽인의 ‘어우야담’ 같은 설화, 패담, 야담집에서 골라낸 우리 옛 이야기 675편이 나왔다.

도서출판 보리가 기획하는 북한의 한국학 고전 현대화 시리즈인 ‘겨레고전문학선집’ 4권이 바로 그것. 먼저 단행본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는 ‘삼국유사’·‘삼국사기’ 속 이야기(89편)를 담은 설화집이다. 2권의 패설집(稗說集) ‘거문고에 귀신이 붙었다고 야단’과 ‘폭포는 돼지가 다 먹었지요’에는 ‘파한집’·‘용재총화’ 등에서 선별한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얘기들(500편)이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내시의 안해(아내)’는 18-19세기 야담집 ‘기문총화’·‘잡기고담’에서 골라 묶은(86편) 재미난 야담집(野談集)으로 꾸며졌다.

북한에서 국역된 고전들을 다시 편집한 이번 설화, 야담, 패설집은 리상호나 홍기문과 같이 북한을 대표하는 기라성 같은 한학의 대가들이 우리말 옮김을 맡았다. 각권 2만2000원-2만5000원.

2006/08/17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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