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
 |
|
|
 |
 |
 |
 |
 |
 |
 |
|
 |
|
들른 이 182472258 명
깁고 더함 2007/12/28
|
|
 |
|
|
|
 |
|
|
|
|
남북한 언어 이질화
|
부산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면서 선수촌에 입촌한 남북 선수들 사이에 서로 다른 스포츠 용어 때문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갖가지 해프닝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북한의 스포츠 용어는 우리와 상당히 차이가 있다. 경기 종목만 보더라도 북한에서는 다이빙, 유도, 역도, 핸드볼을 ‘물에 뛰어들기’ ‘유술’ ‘역기’ ‘송구’라고 부른다. 그래도 이런 종목들은 가만히 말뜻을 새겨보면 알아들을 만하다.
그러나 숫제 무슨 종목인지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한 북한 선수는 “무슨 종목에 출전하느냐”는 물음에 “날치기”라고 말해 주위를 어리둥절케 했다. ‘날치기’란 날아가는 표적을 총으로 쏘아 맞히는 ‘클레이 사격’을 뜻하는 용어이다. 또 “헬스 하러 왔느냐”고 물으니“헬스가 뭡네까. 우린 힘운동하러 왔습네다”고 대답했다.
또 각 종목의 구체적 용어에 있어서도 이른바 ‘주체식 표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쉽게 알아 듣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축구에서 ‘오프 사이드’는 ‘공격어김’,야구에서 ‘번트’는 ‘살짝치기’,탁구에서 ‘스카이 서브’는 ‘던져 처넣기’,권투에서 ‘잽’은 ‘앞손치기’,수영에서 자유형은 ‘뺄 헤엄’이다.
남북한의 이질화된 언어로 인해 당혹감을 갖게 되는 것은 스포츠 분야뿐이 아니다. 남북간에 인적 교류가 많아지면서 서로 생소한 언어로 반세기가 넘는 분단의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케 하고 있다. 김정일이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동행했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가 쓴 책에 따르면 김정일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80% 정도 밖에 이해하지 못하겠더라. 남조선어에는 영어 단어가 너무 많이 섞여 있다”고 불평했다.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가 정상회담 수행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알아듣기 어려운 어휘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비약(발전), 방조하다(도와주다), 찬물미역(냉수욕), 가두녀성(가정주부), 군중가요(대중가요), 정보행진(사열), 무리등(샹들리에), 내굴찜(훈제), 가시아버지(장인), 열스러워서(창피해서), 돌아치다(바쁘다), 어방치기(어림짐작), 인차(당장)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산가족 상봉장에서도 언어소통이 제대로 안 된다. “지금의 감정은 이름 못하겠다(표현하기 어렵다)” “살기가 바쁘지는 않은가(어렵지는 않은가)” “이런 만남이 앞으로 큰 은을 낼 것(효과를 거둘 것)” “어머니의 표상(모습)은 기억하고 있다” 등의 표현에 남측 가족들은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마침 북한이 특별행정구로 지정한 신의주에 한국인들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자본주의의 실험장인 이곳에서 남북한 주민들이 어울려 살게 되면 남북한 언어가 어떻게 통합되어 갈지 궁금해진다.
2002/09/27 국민일보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