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이모티콘 중에서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닌 것은? ㈎:-D ㈏@}--- ㈐~: y ㈑\ o /.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메가 포털 MSN의 인터넷 언어능력시험에 나온 문제다. 이모티콘이나 문자를 통한 감정 표현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답은 꽃을 표현하고 있는 ㈏다.
▦이 회사는 한글 창제 556돌을 앞두고 인터넷언어 순화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리말에 대한 경시풍조를 조장하고 세대 간 단절을 초래하는 인터넷언어를 순화시키자는 취지다. 문제는 맞춤법 띄어쓰기 은어 인터넷언어 등의 사용능력을 측정하고 있다. 7개를 다 맞혀야 한글 지킴이가 되며 한개만 틀려도 한글 몽롱이가 된다.
한글문화연대라는 시민단체도 10월 한 달 동안 버스광고를 통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버스 외부의 광고판에 “바다쓰기 0점 마자떠여(받아쓰기 0점 맞았어요)”라는 문구를 넣어 통신언어의 잘못된 점을 역설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인터넷언어는 고도로 발달해 가고 있다. 우스우면 ㅋㅋㅋ, ㅎㅎㅎ, ㅋㄷㅋㄷ이라고 키 보드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다른 사람을 깔볼 때는 아햏햏하다고 말한다. ‘쩝’이나 ‘ㅠ ㅠ’ 따위는 멋쩍거나 창피할 때, 무슨 일에 실패했거나 슬플 때 사용되는 감정표현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외국어도 외래어도 아닌 이른바 ‘외계어’까지 번져 멋대로 인터넷언어를 만들어 쓰는 아이들을 정말 외계인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게시판은 gㅔ시㉺ㄴ이라고 표기한다. 이것은 아주 쉬운 경우에 속한다.
어떻게 옮겨 써야 할지도 모를 것들이 수도 없이 많다.
▦신속한 의사전달에는 맞춤법이 방해가 된다. 인터넷언어의 속성도 언어파괴를 부추긴다. 우리말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앞서 예로 든 회사도 정답이 0~3개 수준이면 한글 모르개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모르개라는 말도 생소하지만, 바른 말 쓰기를 강조하면서 정답을 맞히는 것을 ‘맞춘다’고 틀리게 써 놓았다.
“모기도 많은데” 하고 시작하는 하이마트 광고에도 딱 맞췄네라는 틀린 표현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지, 고운 말 바른 말을 지켜야 한다고 목청만 높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우선 이 글의 우리말 사용에 잘못이 없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