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4836853 명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잉꼬

‘잉꼬’는 인도나 오스트레일리아 원산인 작은 앵무새다. 이 새를 일본 〈광사원〉(1955)에 ‘잉꼬’(鸚哥·音乎)라고 나타냈다. ‘鸚哥’를 ‘音乎’[잉꼬]라고 읽는다고 똥겨 주고 있다.

그것을 우리 민중서관 〈국어대사전〉 ‘1판’(1961)에 베껴 넣으면서 일본말로 착각하여 ‘잉꼬’(일 インコ)라고 했다. 말밑이 일본말 ‘インコ’라는 것이다.

그러나 ‘インコ’라고 가타카나로 적은 것은 일본말이 아니라 외래말이란 것이니, 어찌된 일인가 그 뒤 한글학회 〈우리말 큰사전〉(1992)에 ‘잉꼬’(중 鸚哥)라고 하여 ‘잉꼬’가 중국말 ‘잉꺼’에서 온 것으로 해 놓았다. 그랬는데 민중서림 〈국어대사전〉 ‘3판’(1994)에 “‘잉꼬’(일 いんこ): 〔한자말 ‘鸚哥’의 일본음〕”이라고 했다. ‘1판’에서 가타카나 ‘インコ’이던 것을 히라가나 ‘いんこ’로 바꾸어, 아주 일본 것으로 여기게 해 놓은 것이다.

게다가 ‘잉꼬’가 ‘鸚哥’의 일본음이라고 못까지 박았는데, 그게 아니다. ‘鸚哥’의 일본음은 [오오까]다.

‘鸚哥’의 중국음 [잉꺼]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본에 [꺼]라는 소리가 없으니까, 있는 [꼬]로 갈음하여 [잉꼬]로 나타낸 것이다.

‘잉꺼’를 지금 외래말 적기로는 ‘잉거’로 적기로 되어 있고, ‘오오까’도 ‘오카’로 적기로 되어 있는데, 현실과 먼 것 같다. 중국음이라고 밝힌 데도 있는데, 일부러 일본음이라고 우기는 것을 뭐라고 해야 할까.

우리말 ‘난장’을 ‘亂場’으로 취음하여 쓴 것을, 중국 사람도 아닌 우리가 한자말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다고 할까. 지난날에는 그랬더라도 이젠 바로잡아야 한다. ‘잉꼬’는 일본말도 일본음도 아니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2004/02/01 한겨레신문
   
 
번호 예제 날짜 출처
520 `타임 서비스` 순화어 `반짝 할인`으로 결정 2006/04/06 동아일보
519 [국어생각] 자식 높이며 청첩 돌리나 2006/03/29 주간한국
518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쇳대도 긴디` 2006/03/27 한국경제
517 [말글찻집]더 이상(?) 2006/03/24 한겨레
516 [국어생각] 긴박한 '절체절명' 2006/03/22 주간한국
515 '님'과 '씨'의 사회심리학 2006/03/21 한국일보
514 ‘언어주권의 위기’ 2006/03/21 문화일보
513 [국어생각] 점자와 수화의 표준화 2006/03/15 주간한국
512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사이시옷 정리 2006/03/14 부산일보
511 [국어생각] 감명 줘야 회자된다 2006/03/09 주간한국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