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을 즐기는 네티즌의 절반 이상이 올바른 한글 구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맞춤법을 무시한 통신언어가 표준어 사용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전문조사업체인 나라리서치가 최근 네티즌 1천8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통신언어 사용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복수응답 가능)에 조사대상자의 56.2%(1천20명)가 "표준어 맞춤법에 익숙하지 않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49.3%(894명)는 "통신언어를 일상생활에서도 자꾸 사용하게 된다"고 답했고 42.6%(773명)은 "문서작성시 나도 모르게 통신언어를 사용하게 된다"고 밝히는 등 무분별한 통신언어의 사용이 올바른 한글 사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설문대상자의 64.6%(1천171명)가 일상 대화에서도 통신언어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말해 이미 통신언어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보여줬다.
매일 1시간 이상 인터넷 채팅이나 메신저를 이용한다는 여대생 박모(20.여.K대 2년)씨는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나도 모르게 `안뇽`, `어솨요` 등 통신언어를 사용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통신언어의 확산은 표준어를 습득하는 시기에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특히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일기나 시험답안지 등에 통신언어를 마구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돼 학교 차원의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 학교 6학년 담임인 서모(27.여) 교사는 "학생들이 채팅 등으로 이미 통신언어에 익숙해져 있어 한글맞춤법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통신언어 사용 자제를 당부하는 한편 여러모로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