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네)’,‘안뇽(안녕)’,‘라됴(라디오)’,‘ㄱㅅㄱㅅ(감사감사)’
40,50대 중년층에게는 낯설지만 메신저나 쪽지를 즐기는 네티즌들에게는 익숙한 단어다.
심지어 ‘ 2ㅹYo(이뻐요)’,‘번애쥬세孝(보내주세요)’ 등과 같이 한문과 숫자,특수문자 등을 섞어써 별도의 해석이 없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언어들이 사이버상에 범람하고 있다.
90년대초 삐삐(무선호출기)로 ‘1004(천사)’,‘79(친구)’ 등 숫자언어를 보내는 것에서 시작됐던 통신언어가 문자메시지 전송이 가능한 휴대전화가 등장하고 인터넷을 통한 메신저, 쪽지 사용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메시지 입력을 빨리 하기 위해 단어나 문장을 줄여쓰는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맞춤법과 문법을 무시한채 의미만 전달되면 된다는 식으로 단어나 문장을 제멋대로 표기하는가 하면 특정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러한 네티즌들의 언어는 보다 빠르고 친근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
또한 ‘꾸벅’이나 ‘후다닥’ 등 통신상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행동이나 태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해주는 용어도 많아 새로운 말 생성이나 우리말의 어휘를 풍부하게 해준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잘못된 통신언어로 인해 우리말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언어를 배워가는 초등학생들에게 그릇된 언어관을 형성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일기나 시험답안지 등에 통신언어를 마구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돼 학교측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또 인터넷 전문조사업체인 나라리서치가 최근 네티즌 18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6.2%가 통신언어 사용으로 표준어 맞춤법에 익숙하지 않다는 응답을 하기도 했다.
한편 통신언어의 문제점이 부각되자 인터넷업체들은 한글날을 맞아 인터넷 언어 바로 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MSN은 20일까지 자사 사이트에서 ‘인터넷 언어 바로쓰기 운동’을 벌인다. MSN은 “심하게 축약되고 변형된 형태의 우리말이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네티즌들이 스스로 부적절한 인터넷 언어 사용을 자제하고 올바른 인터넷 언어 문화를 지켜 나가자는 취지에서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 업체인 넷피아닷컴도 한글날을 맞아 ‘한글날 국경일 제정 촉구 및 한글인터넷주소 쓰기 결의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