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82504529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기획-한글날의 반성> "IT=세계화=영어"

`정보기술(IT)과 한글은 상극(?)`
한글이 IT업체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제품 이름에서부터 각종 소개자료와 사용 설명서에 이르기까지 일부 조사를 빼고는 무늬만 한글인 국적불명의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또 세계화라는 명목 하에 아예 사내에서 한글 사용을 금지하는 업체들도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IT업체들의 경우 이같은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품의 한글 지원이 전혀 안되고 있는가 하면, 심지어 한글 홈페이지나 변변한 한글 제품 소개자료 조차 없는 곳도 있다.

아무리 IT의 태생 자체가 한글과 거리가 멀고, 해외 진출 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너무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글을 쓰면 창피(?)

콘퍼런스·전시회·세미나 등에서 한글 제품 소개서나 회사 소개서를 만들지 않고 영어로만 된 자료를 내는 경우는 이제 더 이상 특이한 일이 아니다. 지난 8월 개최된 컴덱스코리아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영어와 한글로 된 두개의 소개자료를 만들지 않고, 비용절감 차원에서 내·외국인 모두 다 볼 수 있는 영어로 된 소개자료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다국적 유명인이 콘퍼런스 연사로 초청될 경우 대부분 동시통역자가 이들의 발제를 한국어로 통역해 주지만, 질의 응답시간에는 통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업체 사장은 "질의 응답시간에는 대부분 영어로 묻고 영어로 답하고 있어 묻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창피해서 물어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표준화 부문에서도 한글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제품의 규격을 비롯, 각종 전자제품 소개서가 영어나 일본어로 제작되고, 기계·공구·건설 등의 일부 분야는 이를 한글로 적절히 바꿀 수 있는 대안마저 마련하지 않고 있다.

◈무늬만 한글 홈페이지

"이 제품은 리포팅을 완벽하게 엔터프라이즈 웹애플리케이션에 통합함으로써 엔드 유저가 보고서를 오버헤드없이 런타임으로 보기 및 수정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고서 내용의 일부를 비즈니스 워크플로에 통합시킬 수 있고, 기존의 리포팅 컴포넌트를 공유함으로써 부분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스케줄링·보안·폴트 톨로런스(Fault tolerance)가 요구되는 고확장성 환경에서의 정보전달이 지원됩니다."

한 인터넷 솔루션 업체의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제품 소개서다. 조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영어이다. 또한 내용 자체도 번역체 일색이어서 도대체 무슨 내용을 설명하는지 문맥을 파악하기 힘들다.

최근 IT 업체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중소 벤처기업에서부터 내로라 하는 대형 업체들까지 이같은 무분별한 IT용어와 번역체의 글들이 판치고 있음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실제 커스터마이징이나 아웃소싱, 모듈화, 템플릿, 워크플로, 리파지터리, 로컬라이제이션 등 일부 단어들은 IT업계에서 마치 일상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들 단어를 업계 종사자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나 비전문가들은 해독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일쑤다. 경우에 따라 한글로 작성된 글을 고객에게 다시 한글로 번역해 설명하는 기막힌 상황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실 원천 기술이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 나왔다지만 IT용어를 우리말로 풀어쓸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 벤처기업들은 외래 전문용어를 사용해야 기술적 이해도가 높고 제품이 고급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IT업계가 점차 은어집단화되는 것을 우려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터넷주소를 한글로 사용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한글 도메인업체인 넷피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등록된 도메인 닷넷(.net), 닷오알지(.org), 닷컴(.com)은 대략 200만개, 닷케이아르(co.kr)는 50만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중 한글인터넷 주소를 쓰는 곳은 4%인 10만개 정도에 불과하다.

2002/10/09 디지털타임스



   
 
번호 예제 날짜 출처
289 <기획-한글날의 반성> 당신의 채팅언어 실력은 2002/10/09 디지털타임스
288 <기획-한글날의 반성> "IT=세계화=영어" 2002/10/09 디지털타임스
287 ‘영어같은 남한말’ 탈북자 김광현씨가 본 우리말 2002/10/08 국민일보
286 답안·일기장에도 넵’ ‘안뇽’ 2002/10/08 국민일보
285 <한글날 특집> 홀대받는 순우리말 상표 2002/10/08 연합뉴스
284 <통신언어 이대로 좋은가> 전문가 의견 2002/10/08 전자신문
283 <통신언어 이대로 좋은가> 언어훼손 실태 2002/10/08 전자신문
282 통신언어는 언어파괴의 주범? 2002/10/08 전자신문
281 <여론마당>외국인에도 존대호칭을 2002/10/08 문화일보
280 "통신언어, 표준어 사용에 악영향" 2002/10/07 연합뉴스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