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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책임을 회피하려는 말투들

아무데나 `...같아요`

요즘 방송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버릇 중에 아주 귀에 거슬리는 말 중의 하나가 `~것 같아요`라는 표현이다. 이는 `스스로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아 긴가민가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도 방송에서는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이 말을 쓴다.

우산을 쓰고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고 서 있으면서 “오늘도 비가 오는 것 같아요”라고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바보가 아닌 이상 지금 비를 맞으면서 우산을 쓰고 있는데도 `이것이 비가 내리는 것인지` `누군가가 뿌리는 물인지` 모르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지금 비가 오는 것인지` `비가 오지 않는 것인지`를 모르겠다는 말인지 알 수 없다.

루사라는 괴물 태풍이 휩쓸고 간 다음 환한 햇빛을 받으면서 양산까지 받쳐들고 서 `오랜만에 보는 햇빛이라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젊은 여성이 있었다. 그런데 난 그걸 보면서 `멀쩡하게 생겼는데 오랜만에 보는 햇빛이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도 아직 모른다는 말인가` 하고 혼잣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함부로 쓰는 `~것 같아요`는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 자신의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그 말을 쓰는 사람도 `자신이 없는 사람` 또는 `줏대가 없는 사람`으로 취급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긴 요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이렇게 적당히 얼버무려 자신의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인 양, 또는 분명하지 않은 표현으로 자신이 책임지지 않을 수 있게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것도 정도껏 쓰고 그렇게 써야 할 자리에서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방송에서 이렇게 하다 보니 아이들도 그걸 본받아 말하기 수업시간에 의사표현에 대한 교육을 할 때 혼란이 온다. 확실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는 말투는 바른 언어생활을 가르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①`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②`마음이 상쾌한 것 같아요` ③`오랜만에 날씨가 맑은 것 같아요`처럼 쓰이는 것은 잘못으로, 무책임하고 자기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못한 불확실한 표현이다. ④`비가 내리니까 수재민들이 걱정할 것 같아요` ⑤`주사를 맞으면 아플 것 같아요`는 제대로 쓰인 경우이다. 이처럼 자기 주장이 아니고 짐작이나 추측을 해서 말을 할 때 쓸 수 있는 말인 `~ 것 같아요`를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잘못 쓰이고 있는데, 인격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고쳐 바르게 사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처럼 분명하지 않은 말을 함부로 써서 스스로 못난이가 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고양 원중초등학교

2002/10/13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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