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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서적, 출판
완역 앞둔 `어우야담` 첫권 나와


20여종의 이본(異本) 가운데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종재본(萬宗齋本.한문인쇄본) 『어우야담(於于野談)』 완역본(전3권 예정)중 첫 권이 선을 보였다.

조선 중기 때 사람 유몽인(柳夢寅, 1559~1623)이 지은 『어유야담』은 표제에 아예 `야담` 을 표방한 한국 최초의 야담집이다.

왕실 귀인에서부터 상인, 천민과 기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삶과 시문(詩文)에 얽힌 사연, 꿈.귀신에 대한 이야기, 성(性)풍속 등을 생동감 있게 담은 설화문학의 보고다.

그 이전에도 『촌담해이』 『용재총화』 등 야담집이 없지 않았으나 폭넓은 소재를 다룬 본격적인 야담집이라는 면에서 국문학자들은 『어우야담』을 한국 최고이자 최초의 야담집으로 평가한다.

`어우` 는 유몽인의 호 `어우당(於于堂)` 에서 따온 것으로, 이는 『장자(莊子)』의 천지(天地)편에서 `쓸데없는 소리로 뭍사람을 현혹시킨다(於于以蓋衆)` 고 한 데서 유래했다.

학계는 『어우야담』의 저술 시기를 유몽인이 인조반정 직후 광해군 복위 음모에 연좌돼 사형 당하기 직전인 1622년 경으로 추정한다.

박명희(48.이화여대 강사).현혜경(48.한경대 교수).김충실(45.이화여대 강사).신선희(44.장안대 교수)씨 등 여성학자 4명이 공동 번역한 『어우야담 1』(전통문화연구회, 1만3천원)은 1백70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앞으로 완역될 만종재본 전체에는 총 5백22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최근에 번역된 장서각본(총 3백42화)보다 이야기가 1백80개나 많다.

이처럼 이야기가 풍부하고 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만종재본은 『어우야담』 연구의 주 텍스트였으나 아직 전문(全文) 번역은 없었다.

이번에 나온 첫 권에는 만종재본 5권 중 각각 1권과 2권에 해당하는 인륜.편.종교편이 묶였다. 나머지 학예편과 사회편.만물편은 2.3권에 담길 예정이다.

정몽주를 역대 최고의 충신으로 치게된 이야기라든지, 김시습이 다섯살 때부터 능히 글을 지어 오세(五歲)라고 호를 지었는데 이에는 오세(傲世), 즉 세상을 오만하게 본다는 뜻이 담겼다고 해석한 것 등이 인륜편에 들어있다.

이밖에 논개가 자색(紫色)의 옷을 곱게 차려입고 왜장(倭將)을 유인해 그를 끌어안고 진주 남강에 몸을 던졌다는 이야기, 홍유손이나 장응두 등 체제 밖의 방외(方外)로 떠돌던 은사(隱士).도류(道流)들에 관한 기록도 풍부하다.

현혜경 교수는 "비록 이본 중 여럿이 번역돼 나왔지만 원문을 영인한 책의 뒷부분에 오자(誤字)와 탈자(脫字)를 오두(鼇頭.책 윗부분의 여백)에 밝히고 이본과의 비교표를 덧붙여 학문적 가치를 높였다" 며 "설화문학 연구에 큰 진전을 보였다" 고 자평했다. 전통문화연구회 이충구 연구위원이 감수했다.

2001/04/1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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