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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4781999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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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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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전들에 “①조금씩 개개서 빼앗다. ②집적거려 개개다. ③남의 나라를 쳐들어가다. ④다른 나라가 쳐들어오다” 따위 뜻의 낱말을 우리말로 ‘침노하다’라고 한다. 이것이 변질하여 한자말 ‘侵擄’로 잘못 바뀌고 있다.
‘침노하다’라고 우리말로 다룬 사전은 ‘총독부’ 〈조선어사전〉(1920), 문세영 〈조선어사전〉(1938), 이윤재 〈표준조선말사전〉(1947), 한글학회 〈큰사전〉(1957)과 〈우리말큰사전〉(1992), 북한 〈조선말대사전〉(1992) 들이다.
그런데, 이 사전들의 바른 주장을 깨고 이를 한자말로 바꾼 사전들이 있다. 민중 〈국어대사전〉 1·2·3판, 삼성 〈새우리말큰사전〉(1974), 연세언어연구개발원 〈한국어사전〉(1998) 들에서 올림말을 ‘침노하다’(侵擄-)로 바꾼 것이다. 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1999)은 한술 더 떴다. 아예 올림말을 ‘침노’(侵擄)라고, ‘-하다’를 빼고 완전히 한자말로 만들어 버렸다.
‘侵擄’를 글짜 뜻으로 보면 “침노하여 사로잡거나 빼앗음”으로 되니까, 그런 말을 하나 더 만든다면 할말은 없다. 그런다고 하더라도 우리말 ‘침노하다’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우선 ‘侵擄’는 그 음이 [침로]여서 ‘침노하다’와 다르다. 이 음 문제는 ‘침노하다’(侵擄-)로 할 때부터 어느 사전도 밝히지 않고 구렁이 담 넘듯 슬쩍해 버리고 있다.
그런데도 장삼식 〈대한한사전〉(1964), 동아 〈한한대사전〉(1982) 들, 한자 사전에도 그런 필요 없는 것은 만들어 넣지 않았다.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억지로 우리말을 한자말로 바꾸어서 어쩌겠다는 말인가.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2004/12/05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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