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 선배 한 사람이 해외여행을 가게 됐습니다. 갈 때만 해도 즐거웠죠. 그런데 비행기에서 눈 덮힌 산들을 내려다보며 감탄하던 중 갑자기 전기다리미 선을 꽂아 놓은 채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데 집에 아무도 없으니 확인할 수도 없고 찝찝해서 여행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답니다. 귀국해 부랴부랴 집에 가보니 다행히 별일은 없었다더군요."
위 글에는 우리가 흔히 잘못 쓰기 쉬운 낱말들이 있습니다.
우선 `덮다`의 피동사는 `덮히다`가 아니라 `덮이다`입니다. 따라서 `눈 덮힌 산`이 아니라 `눈 덮인 산`으로 써야 합니다. "산 정상 부근이 하얀 억새꽃으로 덮혔다"의 경우도 `덮였다`가 맞겠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경우도 `덮여서`가 맞습니다.
또 하나, `마음에 꺼림칙한 느낌이 있다`라는 뜻으로 `찝찝하다`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지만 언제 물을 갈아넣었는지 알 수 없어 마실 때마다 기분이 찝찝하다" "영업사원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계약을 했지만 뭔가 찝찝하다" "맘에 안 드는 선물을 사서 찝찝하다. 받는 사람은 어떨까"같은 경우입니다.
하지만 `찝찝하다`란 말은 속어입니다. 속어는 `통속적으로 쓰는 저속한` 말입니다. 따라서 이런 말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위 예문의 `찝찝하다`는 모두 `찜찜하다`로 바꿔 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