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화학교 활성화로 찾는 서비스강화
국외엔 세종학당 세워 외국인에 한글 교육
“외래어표기법 현실 반영해 균형 맞출 것”
2005년 공포한 국어기본법에 따라 최근 국립국어원에서 ‘국어발전 기본계획’(2007~2011)을 내놨다. 국민의 ‘국어-외국어’ 가치의식과 구분이 뒤섞이고 흐려져 가는 형편에서 현실과 계획을 어떻게 다잡아갈지 이상규 원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이번에 발표한 ‘국어발전 기본계획’을 보면, 안으로 국어 환경 개선과 국민 국어능력 높이기, 밖으로 한국어 문화권역 확대(세종학당)를 벼리로 꼽을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완한 ‘다용도 국어 웹사전 만들기’는 나라 안팎에 두루 영향을 줄 사업이다. 그 바탕 철학이나 진행 상황은?
=세계화 시대에 무엇보다 문화산업 쪽이 발전 여지가 큰 분야라고 본다. 그 바탕에 한글을 놓을 수 있다. 국어문화학교는 나라 안 수요자를 찾아가 베푸는 식으로 운영해 왔는데, 이를 더 활성화하겠다. 밖으로는 한글이 세계인의 것이 되게 하자는(한국어 문화권역 확대) 취지다. 이는 문화 상호주의 견지에서 국가 발전 전략으로 다룰 사안이라고 봤다. 세종학당(200곳·2007~2016년)은 외국 대학, 한국문화원 등에 두어 현지 외국인 수요자를 상대로 한국어 교육을 베푼다는 취지다. 현재 중국·몽골·중앙아 등 6곳에 학당 설치 협약을 맺었거나 추진 중이다. 다용도 국어 웹사전은 온라인 시대에 수준 높은 국어 정보와 함께 외국어 정보를 보태고, 자동번역 기능을 하는 쪽으로 만들 참이다. 수준 높은 국어·외국어 정보 수요를 손쉽게 충족하도록 갖추려 한다.
-보기에 지나치게 국가기관 위주로 정책을 펴는 듯하다.
=어문정책을 제대로 구현하자면 민간단체나 연구기관이 활성화해야 한다고 본다. 정책의 기본 뼈대를 국어원에서 수립하고, 이를 연구·구현하는 일은 민간단체나 언론기관이 맡아야 할 일이라고 본다. 적극적으로 업무 분산과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현재도 예산 절반은 민간단체·학계에 지원되고 있다.
-원장 취임 일년을 넘기는 동안 활동이 적잖은 것으로 안다.
=각 시도에 국어상담소를 두었다. 행정부처·자치단체에 국어책임관을 두어 공공기관의 언어를 순화하고 수준을 높이는 데 앞장서도록 했다. 언어경관 기초 연구도 시작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국어원 누리집 짜임새·내용도 격을 높였다. 그래도 대국민 말글 서비스 질은 턱없이 모자란다.
-지난해 말로 그리스·터키·아랍말 표기법을 갖추어 일단 외래어 표기법 전반을 마무리한다고 했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당면한 국어환경 문제도 함께 짚는다면?
=곧 나올 것이다. 전체 외래어 표기법이 관행과 현지음 표기 사이에 상충이 적잖은데, 이를 조정하고 있다. 아울러 여러 규범이 언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 규범을 고수하는 것도 능사가 아니지만 마냥 현실을 따라갈 수도 없다. 국어심의회와 함께 균형을 잡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영어 교육에 쏠리다 보니 정작 중요한 우리말에는 소홀히 해서 큰 문제다. 우리말글로 자기 의사를 정확히 나타내는 훈련이 부족하다.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국어원도 낱말 차원의 규범에만 관심이 머물러 왔다. 문법·담화·화용 쪽으로 연구원들의 관심사와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