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의미가 비슷해 보이는 단어들의 차이를 설명한 책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낱말편2'가 3일 출간됐다. 지난해 같은 제목으로 나온 '낱말편 1'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두 저자 가운데 김경원 씨는 현재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이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문학부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동서문학' 평론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김철호 씨는 도서출판 유토피아 대표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낱말들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한 이번 책에 대해 "딱딱한 어문 규정이나 근엄한 사전의 규제에서 벗어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한국어에 대해 마음껏 따져보자는 의도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낱말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실었다는 두 번째 책에는 낱말 43쌍에 대한 설명이 실렸다.
책에 따르면 '애쓰다'에서는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힘을 쓰고 정성을 다해 뭔가를 이루기 위해 노심초사했다는 어감"이 느껴지고, '수고하다'는 "단순히 일의 성격이 힘들고 고되다는 의미가 좀더 강하다"는 것이다. "몸은 수고하고 마음은 애쓴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첫째'와 '첫번째'는 어떻게 다를까. 첫째는 둘째, 셋째처럼 여럿이 공존하는 상태에서 순서를 매기는 말이고, 첫번째는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것이 사라진 상태에서 지금 남아 있는 하나만을 가리킨다고 한다.
두 사람은 그동안 한국어 사용자들 사이에 '내가 쓰는 말을 좀더 깊이 알고 싶다'는 잠재적 욕구가 상당히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어떤 낱말이든 따지고 들면 들수록 미묘하고 복합적 의미의 켜를 드러내면서 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면서 "서술한 내용과 생각을 달리하는 독자들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런 말은 틀렸고 저런 표현은 옳지 않다'는 식으로 어떤 규정을 주입하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언어에는 정답 같은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