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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47647053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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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노려보고, 글을 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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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욱 에세이 '글 째려보기'ㆍ'말 노려보기'
'콜레스테롤은 성인병의 적', '혐의가 없으면 무혐의 처리하겠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채 다도를 배우고 있다'….
신문 제목이나 기사에 등장했던 다음과 같은 구절은 언뜻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사실은 모두 용법이 잘못됐다.
'성인병'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해로운 것인데, 그것의 '적'이라면 인간에게 이롭다는 뜻이 된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논리에 비추어 보면 더욱 확실해 진다. 이 경우 올바른 표현은 '콜레스테롤은 성인병의 원흉' 정도일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지도 모르고 흔히 쓰이는 우리의 언어 습관에 눈을 크게 뜨고 끼어들어 조목조목 바로잡아 주는 책이 출간됐다.
시인과 동화작가, 우리말 연구가로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글쓰기를 해온 우재욱(60) 씨가 내놓은 '글 째려보기', '말 노려보기'.
일상에서 잘못 사용되는 우리 말과 글의 예를 지적하고, 바로잡는 한편 말과 글 속에 담겨있는 우리 문화와 언어 습관을 다각도로 탐색했다.
저자에 따르면 '혐의가 없으면 무혐의 처리하겠다'는 검찰 발표를 그대로 인용한 신문 제목은 하나마나 한 말이다. 이 말은 "술을 안 마시고 운전하면 음주운전으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말과 마찬가지의 표현이라는 것.
의존명사 '채'의 경우 '신발을 신은 채 방으로 들어갔다'처럼 통상적 격식에 어긋날 때 쓰는 까닭에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채 다도를 배우고 있다'는 문장 역시 엄밀히 말하면 올바른 표현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밖에 '도떼기', '싸가지' 등 속어처럼 들리지만 엄연히 표준말인 낱말들의 유래, '왕따', '몸치' 등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맥락 등을 풍부한 지식으로 풀어놓았다.
또한 논술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효과적으로 주제를 드러내는 법, 글을 쓸 때 빠지기 쉬운 함정 등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저자는 "사람은 자기가 구사하는 언어 능력 이상의 사고를 할 수 없다. 나아가 국가도 그 나라 국민이 사용하는 언어 수준 이상의 문화를 일궈낼 수 없다"면서 "우리 말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선사. 각권 316쪽. 권당 1만원.
2008/01/2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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