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6092671 명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이탈리아말

이탈리아말은 원래 라틴말의 사투리였다. 그 말이 라틴말의 그늘에서 벗어나 나랏말로 자리잡는 과정이 유명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화려한 르네상스 미술을 빼고 말만 놓고 말하자면, 단테(1300년 무렵)부터 카스틸리오네(1500년 무렵)까지의 약 200년 동안, 이탈리아말은 여러 단계를 거치며 발전하여 마침내 교양 계층의 일상 언어로 자리잡게 된다.

기나긴 중세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가 열리던 르네상스 200년은 모든 면에서 변화가 많던 시절이었다. 그런 만큼 기발하고 똑똑한 사람들도 유독 많았던 때라 이 과정을 짧게 줄여 말하기란 어렵다. 다만 눈에 띄는 사실 몇 가지를 간단히 전할 수 있을 뿐이다.

단테는 원래 인류역사 전체를 놓고 꼽아도 몇 안 되는 천재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라틴말을 아주 잘할 수 있었지만 고향인 토스카나 지역의 사투리로 <신곡>을 썼다. 당시 이탈리아는 나라가 통일되어 있지도 않았고, 또 공통의 나랏말이라 할 말도 따로 없었다. 지방마다 사람들이 쓰는 입말이 서로 달랐고, 또 배운 사람들은 라틴말을 글말로 썼다. 이런 상황에서 단테는 자신의 위대한 문학작품을 라틴말이 아닌 토스카나 사투리로 썼던 것이다.

당시 사람들 중에는 그가 라틴말로 글을 쓰지 않는 것을 몹시 탄식한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단테가 선택한 토스카나 사투리는 그 뒤로 이탈리아 말의 토대가 된다. 토스카나 사투리가 이탈리아 글말로 자리를 잡고, 이어서 배운 사람들의 입말로 될 때까지는 다시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활동을 거쳐야 했다.

다만 여기서 우리는 입말과 글말이 서로 완전히 다를 때는 입말이 말의 바탕이 된다는 아주 평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안인희/번역가

2005/04/18 한겨레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38 기차 여행 2004/01/19 한겨레신문
137 지놈? 게놈? 개놈? 2004/01/19 한국일보
136 中 한자 우리와 달라. 2004/01/19 한국일보
135 망녕/망령 2004/01/18 한겨레신문
134 한자 미련을 왜 못버리나 2004/01/18 한겨레신문
133 북쪽의 ‘한글날’ 2004/01/12 한겨레신문
132 현실과 표준의 차이 2003/12/29 한겨레신문
131 언어규범, 현실과 조화를 2003/12/24 문화일보
130 한자문맹들의 한글전용 2003/12/16 경향신문
129 로드맵과 게이트 2003/12/15 한겨레신문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