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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잘못된 언어습관 편견 움터
어느 날 오빠가 내게 “다르다”와 “틀리다”는 표현을 잘못 쓰고 있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때 ‘다르다’와 ‘틀리다’는 뜻은 약간 다르지만 서로 바꾸어 쓸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당시 지적은 약간 귀찮은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이 두단어의 차이가 적지 않고 서로 잘못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경험한 것으로 학교에서 배운 서열과 차별의 논리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학교 성적에 따라 아이들은 급이 서로 나뉜다. 성적이 좋은 아이가 그렇지 못한 아이들과 어울리면, 선생님이 “너하고 쟤들은 차원이 ‘틀린’ 애야. 가까이하지 말아”라고 경고를 했던 기억도 있다.

아마 선생님의 머릿속에는 0점에서 100점까지 아이들의 점수가 있는 것 같다. 선생님 머릿속에 0점을 받은‘틀린 아이’와 100점을 받은 ‘맞는 아이’는 섞일 수 없는 다른 부류였겠지. 이런 현실에 익숙해지면 성적을 기준으로 해서 ‘차별’이 생길 수 있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격리’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이 잘못 사용하는 말들에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익숙해지다 보면 편견을 갖게 되는 때가 많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자 나는 잘못된 언어 사용의 문제를 내 친구들과 같이 다루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하자센터 주제토론 게시판에 잘못된 언어 사용에 대한 게시판을 개설하였다.

사회는 다양한 이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곳이다. 모든 사람들은 다르지만, 사회 속에서 이런 차이는 차별로 다가선다. 그러다 보면 나는 정상이고 다른 사람은 비정상이라는 독선적 논리가 움틀 수도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의 언어 파괴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인터넷상에서 쓰이는 언어들이 기존의 문법과 맞춤법을 파괴한다고 많이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이런 언어파괴보다 더 잘못인 것이 단어 사용을 적절하게 하지 못해 차별 논리와 잘못된 상식을 유포하는 기존 사회의 언어습관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연 게시판에서 이런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나의 언어습관에 좀더 세심한 감수성이 붙었으면 좋겠다.

정진/하자작업장학교 학생

2003/04/21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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