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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신조어(新造語)
어른들이 가끔 아이들의 말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즐’이라는 말도 그렇다. ‘즐겁게 떠나라’의 준말인데, 어른이 훈계조로 말을 할 때 ‘잔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이 말을 하고는 자리를 피한다. 처음 한두 번 들을 때는 ‘어른한테 그런 말을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들은 또래끼리 예사롭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정보기술의 발달만큼 언어의 진화 속도도 빨라졌다. 인터넷 채팅과 문자메시지가 보편화 되면서 문자메시지 언어(일명 e-워드), 이모티콘(그림말)이 등장했고 이런 언어들이 일상 언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말보다는 글이 어려웠던 기성 세대와 달리 말보다는 문자(짧은 글)를 더 편하게 여기는 젊은이들의 성향이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초 국립국어원이 실생활에 통용되는 신조어 626개를 담은 ‘2004 신어 보고서’를 펴 냈다. ‘조출잔업(해고되지 않으려고 일찍 출근하고 잔업도 한다)같이 언뜻 해석이 어려운 것들도 적잖다. 신조어 중 외래어와 외국어가 포함된 것이 55%에 달한다.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국가 간 사회·문화적 장벽이 느슨해 지면서 ‘혼혈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엊그제 발간된 콜린스 영어사전에 새 단어 1500여개가 추가됐다고 한다. 그 중엔 최근 영국을 휩쓸고 있는 ‘차브(chav)’가 들어 있다. ‘촌스러운 옷을 입은, 품위 없는 젊은이나 시골뜨기’를 경멸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이 단어는 ‘어린이’라는 뜻의 루마니아 집시언어인 ‘차비(chavi)’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옥스퍼드 사전 온라인판이 2000여개 단어를 추가했다. 애들과의 대화나 정보 수집에서 처지지 않으려면 꾸준히 신조어를 익히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익수 논설위원

2005/06/10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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