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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나비헤엄·백공오리 등 北 스포츠용어

"그물 다치기 하지말고 살짝 공 조심하라우” "백공오리에서는 금메달입네다.”

북한 배구팀의 작전타임과 육상 관계자들의 대화를 엿들으면 아마 이런 말들이 나오지 않을까. 남쪽 사람들이 들으면 `도대체 무슨 말이야`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이색적인 스포츠 용어들이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어 흥미롭다.

우선 북한의 스포츠 용어들은 영어를 우리말로 고친 경우가 많다. 배구에서 오버타임은 `네번 치기`, 네트터치는 `그물 다치기`, 페인트공격은 `살짝 공`이라고 말한다. 축구에서 롱패스는 `긴 연락`, 페널티킥은 `11미터 벌차기` 핸들링은 `손 다치기`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이번 U대회에서 남북대결이 처음 펼쳐졌던 테니스 여자복식 경기에서는 북한의 한 선수에게 높이 뜬 공이 날아오자 다른 선수가 `세게 내려치기`(강 스매싱)를 독려하기도 했다.

한자어 역시 순 우리말로 풀어 쓰는 경우가 많다. 체조에서 평행봉은 `가늠운동` 착지는 `내려디디기` 등으로, 수영에서 접영은 `나비헤엄`, 배영은 `누운 헤엄` 등으로 쓰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종목 자체의 이름이 한국과 달라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우선 `백공오리`가 있다. 북한에만 산다는 오리의 한 종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답은 북한에서 마라톤을 지칭하는 말이다. 마라톤 코스의 거리 42.195㎞가 `105리`에 해당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밖에 다이빙은 `물에 뛰어들기`, 유도는 `유술`, 펜싱은 `격검`으로 불린다.

이색적인 북한의 스포츠 용어들에 대해 외래어를 쓰지 않아 합리적이라거나 재미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남북간의 언어 이질화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언젠가 구성될 남북단일팀을 위해서 남북의 스포츠 용어부터 통일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2003/08/28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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