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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80482063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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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가요 가사도 표준 어법 지키는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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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고등학생 가수로 데뷔하며 ‘누나’ 열풍을 일으켰던 이승기가 ‘다 줄꺼야’라는 노래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승기는 순수 소년의 외모이면서 저음과 고음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창법이 독특해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이번 노래는 자신만의 색깔에 편안하고 원숙한 감성을 더해 매력적인 청년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노래의 제목이 바른 어법이 아니다. 노래 제목 ‘다 줄꺼야’는 ‘다 줄 거야’라고 바르게 쓰고 띄어쓰기도 제대로 해야 한다.
의미를 정확히 알기 위해 이 노래의 가사를 새겨보면,
‘떠나보내게 서글픈 우리의 지난날들을/서로가 조금씩 감싸줘야 해/난 네게 너무나도 부족하지만 다 줄꺼야/내 남은 모든 사랑을’
이 노래에서 볼 때 ‘다 줄꺼야’의 의존명사 ‘-것’은 말하는 이의 확신, 결정, 결심 따위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와 비슷한 오류는 몇 년 전 김원준의 ‘넌 내꺼’라는 노래에서도 볼 수 있다.
넌 내꺼라는 걸 감춰왔던 내 바램은 친구로서 아닌 내 여자로 보다 나은 멋진 인생 네게 안겨 주고 싶어 하루 가듯 평생 동안 지루하지 않게 보내면서…….(김원준의 ‘넌 내꺼’ 중에서)
여기서 ‘-꺼’는 ‘-것’의 구어체 형태로 그 사람의 소유물임을 나타낼 때 쓴다. ‘이 우산은 언니 것이다./내 것은 만지지 마./우린 이제 부부인데 내 것 네 것이 어디 있어.’처럼 많이 쓴다. 이 표현은 모두 된소리로 발음이 되더라도 표기는 바르게 해야 한다.(물론 띄어쓰기도 바르게 해야 한다.)
그런데 김원준의 노래는 제목뿐만 아니라 노랫말에도 틀린 표현이 있다. ‘바램’이다. 이는 ‘바람’이 바른 표기다. 기본형이 ‘바라다’이다. 그렇다면 명사형은 ‘바람’이다. 노사연의 ‘만남’이라는 노래에도 같은 오류가 보인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라고 노래하는데, 이것도 ‘바람’이라고 해야 한다.
대중가요 노랫말에 어법이 바르지 않은 것은 제법 많다. 나훈아의 ‘녹슬은 기찻길’은 ‘녹슨 기찻길’이 바르다. ‘녹슬다’에 ‘-은’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되어 ‘녹슨’이 된다. 나훈아의 ‘대동강 편지’에 ‘우표 없는 편지 속에 한 세월을 묻어놓고 지금은 낯설은 나그네 되어……’에서도 같은 원리로 ‘낯설은’은 ‘낯선’이 바른 표기이다. 백지영의 ‘야야야’라는 노래에서도 ‘거칠은 광야를 나는/한 마리 독수리처럼/야망을 크게 가진 자여/니(이도 ‘네’가 자연스럽다.) 꿈을 크게 펼쳐봐 봐’라고 하는데, ‘거칠은’은 ‘거친’이 바른 표기이다.
이 밖에도 대중가요는 맞춤법이 바르지 않은 것이 많다.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지나친 → 지나버린, 고복수의 ‘짝사랑’)
‘잊혀진 계절’(잊혀진 계절 → 잊힌 계절, 이용의 ‘잊혀진 계절’) ‘보슬비 오는 거리에 밤마저 잠이 들어/병들은 내 사랑은 한숨뿐인데(병들은 → 병든, 나훈아의 ‘보슬비 오는 거리’) ‘담배 한 개피’(담배 한 개피 → 담배 한 개비, 초월의 ‘담배 한 개피’)
‘너라고 부를께 뭐라고 하든지/슬픔이 잊혀지도록 꽉 안아줄께’(부를께 → 부를게, 잊혀지도록 → 잊히도록, 이승기의 ‘누난 내 여자니까’)
대중가요는 우리의 정서와 가치관을 잘 표현해 주는 문화이다. 그래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특히 청소년들은 대중가요의 선율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가사가 좋아서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앞에 살펴본 것처럼 대중가요 가사가 맞춤법과 어법이 맞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이다. 더욱 TV 가요 프로그램은 이러한 오류에 대해 언급이 없고, 오히려 맞춤법과 어법이 맞지 않는 가사를 자막으로 내 보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동안 신문, 잡지, 기타 방송 언어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이 있었고, 개선 방안도 여러 방면에서 제시되었다. 그러나 대중가요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다. 간혹 심의위원회 등에서 가사의 선정성만 문제 삼는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말의 바른 표기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으면 한다.
2008/05/07 국정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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