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영문표기방식을 10년만에 전면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키로 했다. 영문표기를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게 바꾼다는 것인데, 국어학계 등의 반발이 예상돼 주목된다.
6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경위는 조만간 현행 영문표기방식의 개편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경위 고위관계자는 “지금의 영문표기방식은 철저하게 우리식 표현”이라며 “따라서 개방화에 따른 국가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문표기방식은 1984년 MR(매큔-라이샤워ㆍ한글로마자표기법) 방식을 채택해 사용해오다 2000년 7월 현행 ‘국어로마자표기법’으로 전면 개편됐다. 당시 개정작업으로 영문표기에서 종전의 특수부호(반달표, 어깻점)가 빠지고 한국인의 표준발음에 가깝게 교정됐다. 하지만 개정 당시에도 한국인의 발음에 치중한 나머지 외국인의 발음 현실은 도외시됐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국경위는 문광부와 함께 현행 영문표기방식의 문제점을 살펴보는 한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경위는 현행 표기방식 뿐만 아니라 과거의 MR 방식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찬성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제3의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대한 국어학계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문광부도 전면 개편작업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진이 쉽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