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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79911583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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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용어 한글화 `맥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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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사=팡이실 -채집=따기등 대체성과 불구
"학생들 생경한 우리말 외국어 동일시 기피 "
강원대 성재모 교수 6년간 작업과정 토로
`비행기`가 `날틀`이 되고 `기하(幾何)`를 `몇 어찌`로 바꾸기 에는 때가 너무 늦었다. 원어 일색인 과학용어 한글화 작업의 맥이 끊기고 말았다. 다시 이어진 전문용어 순한글화 연구는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강원대 자원생물환경학부 성재모(59) 교수가 6년 전부터 시도해 온 과 학용어 한글화 작업은 한때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그는 1948년 이기인 교수가 펴낸 한-일-영, 일-한 `새 사리갈말 말광`(생물학술용어사 전) 사본을 바탕으로 균을 팡이, 균사를 팡이실, 균사속을 팡이다발, 채 집을 따기, 재배를 기르기, 대를 자루, 형성을 만들기, 버섯발이를 버섯 촉(싹) 등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이 정겨운 우리말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그러나 대학생에게 순우리말이란 곧 새로운 외국어였다. "한문으로 적으면 중국 일본과 바로 통하고 영어용어를 알면 국제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한자와 영어를 이미 외고 있는 젊은이에게 생경한 순한글 용어를 암기하라는 것은 3개 국어를 강요하는 격이었다"는 고백이다.
성 교수의 소중한 참고문헌인 `새 사리갈말 말광`을 지은 이기인 교 수는 당시 서울사범대 교수였던 농학자 겸 생물학자. 6-25가 터진 195 0년 납북돼 김일성대교수로 재직했다고 알려졌다. 단기 4281년(서기 1948년) 한글날을 앞두고 간행된 이 사전은 우리말의 보고다.
양막은 애기보, 식물은 묻사리, 동물은 옮사리, 청신경은 듣느 끼, 마취제는 얼떨약, 보호색은 강굼빛, 단백질은 흰재탕, 저온은 얕따 수, 분만은 애내, 음문은 암부끄리, 난소호르몬은 알집속진, 밀도는 빽 빽가리, 전자는 번개티, 색소는 빛감, 과학자는 보배선비, 촉수는 닿치개....
55년 전 이 교수는 "한문글자나 일본말을 가지고 우리말 우리글을 누 르려는 것은 딴나라 사람이 아닌 우리나라 사람 중에 그것을 배워 쓰던 사람들인 것이니 시대를 모르고 저들만 편하기 위해 저도 모르는 동안에 우리를 누르고 잡아먹으려던 나라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임자 있는 딴 나라의 글과 말은 독하고 무서운 것이다. 딴 나라의 글과 말을 제 나라의 글과 말이 꽤 터가 잡힌 다음이면 어느만큼 이용은 할지언정 제 나라의 말과 글을 배우는 데 먼저 딴 나라의 그것을 배워야 하게 해 제 나라의 민주문화를 일으키는 데 큰 걸림돌이 되게 하는 것은 안 될 말이다. 제 나라의 말과 글을 붙들고 살리려는 것은 그 겨레가 살 아보자는 첫 걸음이며 가장 거룩한 노력이 아닐 수 없다. 말과 글이 없어진 겨레는 사람의 넋까지 흩어져 망하고 마는 까닭"이라고 설파했다. 그의 지적은 아직도 유효하다. 557돌 한글날이다.
2003/10/09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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