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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79901334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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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257 - `패였다`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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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심곡(高山深谷).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간, 세대 간, 지역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이 파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와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용납하려는 마음이 부족하고, 의견의 다양성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 같아 자못 우려스럽다.
"빗물은 경사가 완만하거나 땅이 움푹 패여 있는 곳에서는 천천히 흐르고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빨리 흐른다"에서처럼 `파다`의 피동사인 `파이다`를 `패이다`로 잘못 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파이다`를 줄이면 `패다`가 된다. `파이다`를 활용하면 `파여, 파인, 파였다`가 되고, `패다`를 활용하면 `패어, 팬, 패었다`가 된다. 따라서 위 문장의 `패여`는 `파여`로 하든가, `패어`로 해야 바르다. "움푹 팬 곳에서는 물이 고이기도 하고 돌이 있으면 돌아서 흐른다" "마당엔 상당히 깊은 구덩이가 파였다" 등도 바르게 쓰인 예다.
`패이다`와 비슷한 빈도(頻度)로 잘못 사용하는 말에 `채이다`가 있다. "산마르코 광장은 비둘기들의 천국이었다. 정말로 비둘기가 발에 채였다"에서 `채였다`는 `차다`의 피동사인 `차이다`를 잘못 활용한 것이다. `차이다`를 줄이면 `채다`가 된다. 따라서 앞 문장의 `채였다`는 `차였다`나 `채었다`로 고쳐야 한다. 본딧말은 본딧말대로, 준말은 준말대로 활용된다고 생각하면 쉽다.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이런 때일수록 더더욱 관용(寬容)을 발휘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2004/03/2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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