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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어휘 풀이
우리말 바루기 285 - 배식구·퇴식구

학교나 회사 식당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용어가 `배식구` `퇴식구`다. 식당에 있는 표지판을 보면 무슨 말인지 짐작할 수 있지만, 단어 자체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다.

좀 길어져도 `배식구(配食口)`는 `밥 타는 곳`, `퇴식구(退食口)`는 `식기 반납하는 곳` 또는 `식기 반납` 등으로 쉽게 고쳐 쓸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한 단체가 공항에서 탑승 대기자를 대상으로 기내 좌석에 붙은 국.한문 혼용 안내문구 `救命胴衣(구명동의)는 座席(좌석) 밑에 있습니다`에 대한 이해 정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55%, 일본인의 40%, 중국인의 66%가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한글이 있음에도 이 문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다.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안내문구가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한자어로 돼 있다는 얘기다.

잘못 사용하면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키는 의약품의 포장지에도 `경구 투여 금지`라는 설명이 적힌 것이 있다.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이 이토록 어려운 한자어로 돼 있으니 애들은 물론 어른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1992년 정부가 순화 대상 용어 편람을 내놓고, 각 기관이 일본식 한자어나 어려운 한자어로 된 행정.법률용어 등을 쉬운 말로 고쳐 쓰는 운동을 펴고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배식구.퇴식구 역시 식품위생법에 나오는 용어다.

어려운 한자어는 권위적인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배식구.퇴식구처럼 마음만 먹으면 쉬운 말로 고쳐 쓸 수 있는 단어가 주변에 많다. 어려운 한자어는 현재의 한글 세대와 맞지 않는다.

2004/05/0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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