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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땅이름/상주
땅이름들을 살펴보면 신라는 이웃나라들을 아우를 때 아우른 땅의 지배층에게 살던 땅을 그대로 주고 좀 떨어진 곳에 새로이 관할 관청을 두었던 것 같다. 이런 보기에 상주(尙州)와 청도(淸道)가 있다. 상주는 본디 사벌국(沙伐國)이었다. 첨해왕(沾解王, 247~261년 재위) 때 쳐서 주(州)를 두었다. 법흥왕 때 상주(上州), 진흥왕 때 상락군(上洛郡)으로 고쳤으며, 혜공왕 때 한때 다시 사벌주로 불리기도 했으나 경덕왕 때부터 주로 상주(尙州)로 불렸다. 신라 때 상주는 중요한 군사 요충지로, 백제의 침공을 막는 방패노릇을 하였다.

상주는 경상분지 북쪽과 서쪽 경계를 따라 동에서 서로 흐르던 낙동강이 남으로 방향을 트는 곳에 자리잡았는데, 낙동강 가에 펼쳐진 들판에는 사벌왕릉, 경천대 따위가 있는 사벌면이 별도로 있다. 사벌면 경천대 일대, 삼강 지역에서 바라보는 낙동강 모습은 역사와 자연을 함께 생각하게 한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서 벼슬인 각간(角干)은 서불한(舒弗邯) 또는 서발한(舒發邯)으로 적기도 한다. 경상방언에서 ‘어/으’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중세 때 뿔(角)이 ‘ ’임에 비추어 서불·서발(舒弗·舒發)은 ‘스블/스벌’이다. 각간에 대해 지마이사금 때의 기록에는 술을 많이 마시는 이(酒多)라고도 하였다. ‘술’(酒)은 조선 때 ‘수블/수울/수을’, 고려 때 말을 적은 〈계림유사〉에는 (소발)로 적혀 있고 ‘수블’로 보기도 한다. 결국 신라 때 각간이란 말은 ‘스블간/스벌간/수블간/수벌간’ 가운데 하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사벌국(沙伐國)은 사불(沙弗)이라고도 한다. 위의 사정으로 볼 때 상주의 옛 이름이 ‘사벌/사블’이었음을 말한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03/11/19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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