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라는 말이 우리 눈과 귀에 아주 익숙해진 것은 아마도 1998년 7월 `딴지일보`가 창간되면서부터인 듯싶다. 이 신문 관계자들이 표준어인 `딴죽`이 있음을 잘 알면서도 일부러 `딴지`를 쓴 것은 실생활에서 `딴죽`보다 `딴지`가 더 많이 쓰이고 발음하기 쉬워서인 것 같다.
"주5일 근무제에 딴지를 걸다" "대통령의 개혁에 어떻게든 딴지를 걸어 보려는 야당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뿐 아니라 `과학교과서, 영화에 딴지 걸다`라는 책까지 나올 만큼 많이 쓰이고 있으나, 고유명사는 예외로 하고 일반 문장에서는 표준어인 `딴죽`이라고 해야 한다.
`딴죽`은 씨름이나 태껸에서 발로 상대편의 다리를 옆으로 치거나 끌어당겨 넘어뜨리는 기술을 말한다. 주로 `딴죽 걸다[치다]` 형태로 쓰이는데 원래 뜻에서 확장돼 `이미 동의했거나 약속했던 일을 딴전 부리며 어기다`란 의미로 쓰기도 한다.
이와 비슷하게 `비비다`를 `부비다`로 잘못 쓰는 사람도 많다. "이모는 눈물을 흘리며 이모부의 사진을 자기 뺨에 자꾸만 부볐다." "밖에서 흙을 만지며 노느라 더러워진 손으로 눈을 부비면 눈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부비다`는 표준어가 아니므로 이들 문장의 `부볐다``부비면`은 `비볐다``비비면`으로 고쳐야 한다.
`비비다`에는 `두 물체를 맞대어 문지르다` 외에 `어떤 재료에 다른 재료를 넣어 한데 버무리다, 어떤 물건이나 재료를 두 손바닥 사이에 놓고 움직여서 뭉치거나 꼬이는 상태가 되게 하다` 등의 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