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4874060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고속철도 이름
언어는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이를 쓰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형성하는 구실도 한다. 그래서 한 나라나 겨레는 같은 언어 구조에 이끌려 공통된 생각을 가지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고유한 문화를 만든다. 우리가 우리말에 긍지를 가져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 있다.

몇 해 사이 연예인의 서양식 이름이 부쩍 늘고 있다. 영어 정관사에 우리말을 덧붙인 ‘튀기이름’이 나타나는가 하면, 가수 이름을 로마자 약자로 짓는 경우도 있다. 과연 이런 연예인들은 우리 문화와 말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또한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기업의 멀쩡한 이름을 로마자 약자(KT·KB 따위)로 앞다퉈 고치고 있어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실제로 이런 식의 회사 이름들은 국민과 외국인에게 회사 이미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런 이름이 자꾸 늘어만 갈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 스스로 서양식 이름을 은근히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을 것이다.

내년 4월이면 우리나라에도 고속철도가 개통된다. 당국은 고속철도를 달리는 열차 이름을 케이티엑스(KTX)로 확정했다고 한다. ‘코리아 트레인 익스프레스’(Korea Train Express)를 줄인 ‘KTX’는 최첨단, 초고속 이미지를 널리 알릴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고속철도 선진국인 프랑스(테제베·TGV), 독일(이체에·ICE), 스페인(아우베에·AVE)에서도 약자를 쓰고 있어 세계 추세와도 맞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알파벳 약자를 따서 이름을 짓는 사람들의 인식도 문제지만, 이런 이름을 선호하거나 용인하는 우리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지 깊이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2003/11/24 한겨레신문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39 한글, 언어학적 호사의 극치 2001/10/17 한국일보
138 日 `대학생이 배워야할 외국어`에 한국어 4위로 꼽아 2001/10/13 연합뉴스
137 엄마는 "그×" 선생님은 "그×" 2001/10/10 중앙일보
136 전문용어 쓴 약 설명서 불편 2001/10/10 국민일보
135 한글간판 갈수록 줄어 .. 명동카페 모두 외국어 2001/10/10 한국경제
134 社名변경 242개社중 161개가 영어로 2001/10/09 한국일보
133 국가 공문서 틀린 한글 방치말라 2001/10/09 동아일보
132 대학가 간판 한글이 사라진다 2001/10/09 국민일보
131 난 ‘외계인 국어사전’이 필요해 2001/10/08 국민일보
130 최고의 韓流상품은 한글 2001/10/08 동아일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