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나 설 등 명절이 다가오면 봉급쟁이들은 막연하나마 회사에서 돈이 좀 나오지 않을까 기다린다.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떡값`이다. 떡값은 설이나 추석에 직원들에게 주는 특별 수당으로, 종업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차원에서 따뜻한 명절을 보내라고 주는 돈을 얘기한다. 업적이나 공헌도에 따라 주는 `상여금`(영어로 치면 보너스)과는 다른 개념이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회사 경영 사정을 감안하면 돈이 나오기 어렵지만 혹시나 몇 푼을 기다리는 것은 이런 풍습으로서의 `떡값` 때문이다.
일반 월급쟁이 말고도 떡값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관련 업소나 기업체 등에서 선물이나 돈을 기대하는 극소수의 공직자 등이다. 나중에 문제가 되면 대가성 없는 떡값이라고 둘러대지만, 이러한 것은 부정한 돈이나 금품인 `뇌물`일 뿐이다. 언젠가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기대하며 넌지시 건네는 것이기 때문에 직원이나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따스한 정인 떡값과는 다르다.
비슷한 단어로 `촌지`가 있다. 촌지(寸志)는 그대로 풀이하면 `손가락 마디만한 뜻`이며, 아주 작은 정성 또는 마음의 표시를 의미한다. 그 자체는 다정한 인사지만 정도를 넘어서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촌지`는 일본식 한자어다. 우리말에 없던 단어가 일본에서 들어와 사용되는 것이다. `작은 정성` 등으로 바꿔 써야 한다.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 업무와 관련한 공직자.정치인 등에겐 떡값이 없다. 떡값을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힘없는 봉급쟁이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