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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4875006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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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사투리, 마구 써도 되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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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언어는 표준어를 쓰는 것이 원칙이다. 1988년 고시한 표준어 사정원칙 제1항은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그보다 55년 전인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만든 한글맞춤법 통일안에서는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로 규정했다.
1988년 당시 국어연구소의 설명서에 의하면 1933년에 사용한 중류사회라는 말은 그 기준이 모호하여 교양 있는 사람으로 바꾼 것으로 돼 있다. 이 말의 또 하나의 의도는 이렇게 정함으로써 앞으로는 `표준어를 못하면 교양 없는 사람이 된다`는 점의 강조도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서는 덧붙이고 있다.
그동안 방송사의 심의기구와 연구기관, 관련 학자들의 방송언어 순화에 대한 노력으로 방송에서 사투리 사용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남도지방 등의 사투리는 줄었으나 서울과 경기지방 등의 사투리를 공공연히 사용하는 방송 진행자와 출연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최근 각종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고 있는 어느 교수가 10월 10일 모 방송에서 한 말을 간추려 본다.
`그렇게 해고 있습니다. 제대로 해결 핼 수 있습니다. 처리를 해구 있습니다, 발휘 못 핼 환경을 맨들어 가구 있습니다. 그렇게 해구선` 등으로 말하고 있었다. `합니다는 햅니다, 하고는 해구, 하니는 해니, 할 것은 핼 것, 하고선은 해구선`으로 하는 것은 `ㅣ` 모음역행 동화와 `ㅗ` 모음의 `ㅜ`모음으로의 상승 등으로 대표적인 서울 중부지방의 사투리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전문 방송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모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가 사용한 말을 몇 개 적어놓고 보면 상식 이하라는 생각이 든다.
`허구 싶어서, 그래믄서, 그래구서, 저랬길레 그랜건데, 얘기를 허다보믄, 일은 일대루 허구, 어머니구 시어머니구, 메누리` 등으로 한 구절도 표준어를 지키는 경우가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단어나 구절은 그렇다 치더라도 문장 전체가 심각한 사투리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이 알어서 허겄지, 머 때문에 싸우는 거 겉에요?, 내외분이 으째문 그렇게 다정허신지`와 같은 말을 들으면서 방송언어 순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 말은 전체가 표준말인 양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그 말을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또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자신들의 말이 표준이기 때문에 따로 표준어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서울말도 전라도나 경상도 말처럼 서울지방에서 사용하는 방언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는 흔히 북한말이 심하게 변해서 통역이 있어야 할 정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한 내에서도 토박이말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많다. 서울 방언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1997년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채록한 서울 토박이말 중 서울의 사대문 안쪽, 경복궁 근처 사직동에서 태어난 한 할머니의 말이다.
`그 사직공원이 지끔 비원겉이 대문이 그렇게 세 개가 있었어요. 그런 걸 일본 사람이 들어와서 다 때려 부시구 공원을 맨들어놨어. 그러구 인제 사직동에서 영천으로 올라가는 터널을 맨들었지 않아요? 그 길 맨드느라구 다 때려 부셔서 그렇게 해 놨어요. 먼점엔 비원겉이 똑같이 그 숙이 아무두 못 들어가구. 거기는 인제 비가 안 오구 가무며는 비 좀 오시라구 제사 지내라 들어가는 제관만 들어가구, 비가 너무 오시며는 비 좀 끄치시라구 또 들어가 제사 지내구 그러는 집인데, 고 제관만 출입을 허구 그 집을, 산을 지키는 사람이 하나 있구 고기서 살었어요. 근데 일본 사람이 들어와선 네 꺼냐 내 꺼냐 다 때려 부숴 가주구 그렇게 해 논 거예요`
이 말은 서울말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방송언어로 모두 수용해도 될 것인가? 이 할머니처럼 서울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표준어 교육이 필요 없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는 `표준어를 못하면 교양 없는 사람이 된다.`는 표준어 규정 해설에서의 말이 답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말이라도 표준어로 인정된 말이나 발음이 아니면 다른 지역 사투리와 마찬가지로 방송을 비롯한 공적인 자리에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김상준 (동아 방송대 교수, 언론학 박사)
2003/11/27 업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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