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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사이버 폭력


"고통없이 죽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같이 죽고 싶은 분은 연락을 주세요."

인터넷 자살사이트에는 이 같은 내용의 소름끼치는 글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동맥 끊기는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뜨거운 물속에서 해야한다는 등 자살 방법과 소요시간, 실패사례 등도 적나라하게 공개돼 있다.

건전한 정보이용과 교환의 장이 되어야 할 인터넷이 살인과 자살, 강간.수간 등 비윤리, 성.언어 폭력 등 사회악을 양산하는 `사회 악(惡)의 바다`로 변질되고 있다.

얼마전에는 폭탄제조 사이트까지 등장해 충격을 주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20개 자살사이트를 폐쇄했으나 한달 뒤인 1월22일 다시 23개로 늘어 또다시 폐쇄조치를 취했다.

"인터넷은 성적 음란어로 오염돼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학원강사를 하는 최은아씨(28)는 최근 인터넷 채팅을 하다 "너 유방크냐, 나랑 잘래"라는 질문을 받고 얼굴이 뜨거웠다.

사이버상의 언어.성폭력이 위험수준을 치닫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남녀 네티즌의 각각 19.0%, 27.1%가 성관련 괴롭힘을 당했고 남성 네티즌의 24.2%와 여성의 29.8%가 이성으로부터 모욕적 언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 `음란물 또는 성적 메시지를 받았다`는 응답자가 14.6%로 가장 많았고 `성적 대화나 만남을 강요받았다(8.8%)`, `음담패설이나 희롱을 경험했다(5.5%)`가 뒤를 이었다.

인터넷에도 기초질서가 필요한 시점이다．

"똑바로 방송해, 계속 이렇게 나오면 니네 회사 폭발시킬꺼야" "니네가 뭔데 이렇다 저렇다야" 등등.

얼마전 한 TV방송에서 가수 서태지를 비판하는 내용이 나오자 이에 불만을 품은 팬들은 방송사는 물론 그 프로그램에 광고를 낸 회사 홈페이지로 몰려가 항의소동을 벌였다.

인기 댄스그룹 HOT의 강타군(21)의 경우도 마찬가지. 음주운전으로 강씨가 강남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되자 강남경찰서 홈페이지는 팬들의 항의 메일이 하루평균 3000건씩 쇄도해 컴퓨터가 수시로 다운됐다.

`음주운전이 뭐가 죄야`는 반응에서부터 `경찰들 니들이나 잘해` `500m를 도망친 게 뺑소니냐`는 등 밑도끝도 없이 무작정 쓰고 보자는 식의 항의성 내용 투성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초등학생이 "변태적인 성관계를 갖는다"는 내용의 사이버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급기야 학교를 자퇴한 사례도 있었다.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해 상대방에게 막말하는 것은 이미 보통 일이 됐을 뿐 아니라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기업이나 개인 홈페이지는 테러성의 항의메일이 수백통씩 쇄도한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하루 평균 200~300건씩이나 되는 피해사례가 접수될 정도다.

양근원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팀장은 "사이버 세계의 익명성과 정보의 급속한 확산력이 사이버 범죄를 증가시키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자신이 올린 내용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해를 끼칠 지 전혀 고려치 않는 도덕성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2001/02/11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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