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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꼭짓점 댄스

2006 독일 월드컵을 딱 100일 앞둔 지난 1일 우리 축구 대표팀이 앙골라와 평가전을 벌였다.

눈이 간간이 흩날리는 속에서 선수들이 입김을 내뿜으며 뛰는 모습은,경기를 이기고 있어서 더 아름답게 보였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이른 시간부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삼각형 모양으로 자리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 펼쳐진 횡단막(플래카드)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승리기원! 대국민 꼭지점의 날.' 지난 1월 말 영화배우 김수로가 한국방송의 한 프로에 출연해 선보인 '꼭지점 댄스'의 파급력을 한 달 만에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노현정 아나운서가 틀린 출연자들에게 "공부하세요" 하고 꾸짖는 이 '올드 앤 뉴'라는 방송 프로는 물론이고 다른 많은 신문 방송들도 말을 제대로 쓰지 않는 바람에 또 틀린 말이 널리 퍼지게 생겼다.

'꼭지점'이 아니라 '꼭짓점'이 옳기 때문이다.

노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이 프로는,비록 프로 이름은 우리말이 아니지만,바른 우리말을 알려 주고 세대 간의 언어 격차를 줄이는 좋은 프로라는 칭찬을 듣던 터였는데 이날만은 자막에까지 굳이 '꼭지점'이라고 쓰는 바람에 틀린 말을 널리 퍼뜨리는 데 큰 몫을 하고 말았다.

'꼭짓점'으로 사이시옷을 넣어야 하는 까닭은 이 말이 [꼭찌쩜]이나 [꼭쩜]으로 소리 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음은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날 때'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다는 규정에 부합한다.

이 춤을 독일 월드컵 공식 응원춤으로 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는데,그건 어떻게 되든 이름이나 '꼭짓점 댄스/꼭짓점 춤'으로 제대로 부르면 좋겠다.

사이시옷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정리하겠다.

2006/03/07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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