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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4715633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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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참살이` `올인`→`다걸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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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다듬기 네티즌 의견 가지각색
댓글, 참살이, 안전문, 쓰레기편지, 그림말, 다걸기, 꾸림정보, 아자, 누리꾼….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단어들은 국립국어연구원이 국어순화 인터넷 사이트 ‘모두 함께 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에서 네티즌 투표에 의해 7일까지 각각 ‘리플, 웰빙, 스크린 도어, 스팸 메일, 이모티콘, 올인, 콘텐츠, 파이팅, 네티즌’을 대체할 우리말로 선정된 것들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은 지난 7월 5일부터 매주 외래어 한 단어씩을 골라 1주일 동안 국어순화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들로부터 이 말을 대신할 우리말을 제안받고, 그 중 몇 개를 골라 연구원측에서 제시한 단어들과 함께 다시 1주일간 네티즌 투표에 붙여 순화용어로 선정하고 있다.
자신이 제안한 단어가 순화용어로 선정되면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을 수 있는데다가 이 말이 널리 쓰일 경우 표준국어대사전에 단어와 함께 제안자의 이름도 실리는 ‘영광’을 누릴 수 있기때문에 네티즌들은 머리를 짜내 각종 기상천외한 단어들을 제시하고 있다.
네티즌 투표 결과 ‘참살이’로 결정된 ‘웰빙’의 경우 순화용어 후보로 오른 단어는 ‘참살이, ‘튼실, ‘잘살이, ‘행복찾기’, ‘금빛’의 5개였지만 사이트의 ‘어떻게 바꿀까요?’ 게시판에는120여 개의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김도연씨는 ‘멋살이’를 제안했으며, 엄기두씨는 ‘돋우살이’를 제시했다. 안영복씨는 ‘나은살이’를, 임희연씨는 ‘알찬살이’를, 강석환씨는 ‘더난살이’를 제안하기도 했다. ‘살이’로 끝나는 단어들이 많았지만 ‘질높은’(신가영), ‘잘누리기’(이강규), ‘우리빛’(김인종) 등의 아이디어도 있었다.
‘다걸기’로 최종 낙착된 ‘올인’을 대신할 말 후보로 투표 대상이 된 단어로는 ‘다걸기’ 이외에 ‘몰밀기’, ‘통거리’, ‘모짝내기’, ‘모다붓기’가 있었다. ‘어떻게 바꿀까요?’ 게시판에 제안된 단어들은 270여 개. ‘도파니’를 제안한 임월주씨는 “’모두,몽땅,전부,전체’라는 말과 비슷한 우리나라 말”이라고 설명했으며, 유한이씨는 “‘대박’도 될 수 있지만 ‘쪽박’도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박걸이’로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이민호씨는 ‘한방내기’를 제안했으며, 최종오씨는 “‘거덜걸기(모두 걸면 상대방이나, 내가 거덜 나니까)’, 혹은 ‘떠러지걸기(모든 것을 거는 것이니까)’로 하자”고 했다. 이밖에 ‘큰것한방’(김애자), ‘한판몰이’(이기종), ‘털어걸기’(김영국) 등의 안도 제시됐다.
아테네 올림픽 기간중 순화돼야될 외래어로 지정돼 가장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던 ‘파이팅’의 경우에는 ‘힘내자/힘내라’, ‘나가자’, ‘아자’, ‘아리아리’, ‘영차’의 5개 안이 후보에 올랐지만 ‘어떻게 바꿀까요?’ 게시판에 올라온 안은 800개에 가까웠다. 황눋혜슬씨는 ‘옹헤야’를 제안했고, 오민수씨는 “한 마음으로 가서 이겨내자”는 뜻으로 ‘한나리’를 제안했다. 김동열씨는 아기장수 설화에서 착안해 “영웅을 기대하는 뜻으로 ‘아기’로 하면 좋겠다”고 했으며, 김종민씨는 “북돋우어 마음을 다진다는 의미로 ‘북다짐’이 어떻겠냐”고 했다. 그밖에 ‘으?으?’(김명진), ‘온힘내’(김종진) ‘심봤다’(우지원) 등의 안이 제시됐으며 많은 네티즌들이 ‘지화자’를 내놓았다. 투표 결과 ‘파이팅’의 순화용어는 ‘아자’로 결정됐다.
전문학자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던 국어순화 작업에 대중을 끌어들이겠다는 이 시도는 기존의 우리말 순화작업에 비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참살이’의 경우 유명 포털사이트의 주간 인기 검색어 10위권 내에 진입했으며, ‘올인’의 대체어로 ‘다걸기’가 선정됐다는 발표가 나온지 사흘만에 한 중앙일간지가 기사에 “개혁입법에 ‘다걸기’”라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말 순화의 방법으로 네티즌 투표를 이용하는데 대한 우려와 비판도 만만치 않다. 대중에게 인기있는 단어라고 해서 우리말을 올바로 지켜나가기에도 적합하다고 할 수 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 일간지는 지난 3일 “‘아자’와 같이 어원도 분명치 않은데다 우리말을 탈락·축약해 무리하게 변형시킨 표현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권장할 수 있겠냐”며 “국가 최고 국어연구기관이 펼치고 있는 우리말 다듬기사업이 좀 더 치밀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모두 함께 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 게시판에도 “TV 드라마의 영향으로 ‘아자’에 표가 더 몰린 게 아닐까. 파이팅의 다듬은 말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한글사랑), “어원까지는 몰라도 무슨뜻인지는 알아야죠. TV 드라마 냄새 나네요”(임용배)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박용찬(35)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은 이같은 비판에 대해 “기존 순화 방법의 문제점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학자 몇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안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팅’의 경우 ‘힘내자’라는 기존 순화어가 있었지만 응원구호로 적합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쓰지 않더라구요. 학자들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단어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단어간에는 괴리가 큽니다. 학자들은 순수고유어를 사용하기를 바라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것 역시 외래어 못지 않게 익숙치 않은 말이라 외워야한다는 부담이 되거든요.”
박 연구관은 “우리말 순화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초기단계라 시행 착오도 있겠지만 우리말 순화의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한 과정으로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4/09/07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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