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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우리말 놔두고…

한글날이 올해로 559돌을 맞고 있지만 사법기관이나 자치단체에서는 여전히 일본식 용어나 이해하기 힘든 한자어 사용이 많다. 일본식 표기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은 법령이나 자치단체의 조례다. 재판과정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개전(改悛)의 정(情)'이라는 말은 언뜻 들어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잘못을 뉘우친다'는 우리말이 있지만 웬일인지 '개전의 정'에 가려 있다. '매점매석(買占賣惜)'이나 '체불임금(滯拂賃金)'도 우리말인 '사재기'나 '밀린 임금'보다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자치단체의 조례내용 가운데 '준수(遵守)', '위반(違反)', '임의변경(任意變更)'이라는 단어는 어느덧 한글표현인 '지킴', '어김', '마음대로 바꿈' 보다 더 자연스런 말이 됐다.

'계도(啓導)'와 '고취(鼓吹)', '귀감(龜鑑)'은 행정기관에서 많이 사용하는 일본식 용어나 한자어들이다.

역시 '알린다', '높인다', '본보기' 라는 우리말이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이 올해 우리말 지킴이로 선정한 충남 서산시의회 윤철수 의원은 "국적불명의 행정용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고쳐써야 법을 지켜야 겠다는 시민의식이 생길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이어 "행정기관이 무슨 말인지도 모를 말들을 사용하면서 시민의식을 바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행정을 위한 행정이 아닌 시민을 위한 행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또 "각종 조례안을 한글로 바꿀 것을 제안하는 등 나름대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혼자만으로는 힘이 부쳤다"고 말했다.

농업부서의 일본식, 한자식 용어 사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활착(活着)'이나 '기비(基肥)', '객토(客土)' 라는 말은 '뿌리 내림'이나 '밑거름', '흙갈이'로 풀어 쓰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은 단어들이다.

'거름내기' 대신 사용되는 '시비(施肥)'와 '돌려짓기'라는 뜻의 '윤작(輪作)'도 어려운 농사용어다.

문제는 이런 단어들이 자치단체가 펴낸 농사교본에 자주 등장한다는데 있다. 이런 가운데 '비산(飛散)먼지'를 '날림먼지'로, '갑충(甲蟲)'을 '딱정벌레'로, '산간오지(山間奧地)'를 '두메산골'로 순화하는 작업이 환경부와 산림청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또 법제처는 어려운 법률용어를 한글로 바꾸는 '법률 한글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마련했다.

법제처는 당초 이 법안을 오는 9일 한글날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국회 법사위 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2005/10/07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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