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들른 이 154645859 명
깁고 더함 2007/12/28
|
|
 |
| |
|
| |
 |
| |
|
| |
|
 `국어기본법` 홍보하고 실천해야
|
아주 오래 전에 신문에 났던 다소 황당한 기사가 생각난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올해 3월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장관 2명과 함께 돌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유는 회의장에서 프랑스어가 섭섭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날 프랑스인 에르네스트 앙투안 세예르 유럽 경제인연합회(UNICE) 의장은 프랑스어로 연설하던 도중 비즈니스 공용어인 영어로 하겠다며 영어로 말했고, 이에 발끈한 시라크 대통령은 필리프 두스트블라지 외교장관, 티에리 브레통 재무장관을 동반하고 퇴장했다.
이후 일행은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프랑스어로 연설을 시작하고서야 자리에 돌아왔다. 이 일이 있고, 그 다음날 시라크 대통령은 당시 상황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을 던졌는데 대답은 의외로 짧고 명쾌했다. 즉 시라크 대통령은 국제회의 석상에서 프랑스인이 영어로 연설을 한다는 사실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뉴스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국제행사 도중에 문을 박차고 나갔다는 사실만 본다면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필자는 이 뉴스를 읽고 프랑스 대통령의 언어관과 실천하는 용기에 대해서 생각했다. 프랑스는 자국어의 보호 정책이 뛰어나다고 하더니 국가 원수로서 국제사회에서 몸소 실천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필자는 이러한 대통령을 둔 프랑스 국민들이 부러웠다.
실제로 어문정책의 모범국으로 꼽히는 프랑스는 오래 전에 프랑스어 정화법을 제정하여, 일상생활에서 프랑스어가 있는 데도 외국어를 사용할 경우 벌금을 물리고 있다.
이웃 나라 독일도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영어를 비롯한 외래어 사용이 빈번해지면서 모국어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용어는 물론 생활용어까지 자국의 언어로 만들어 쓰면서 영어로부터 독일어를 지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외신에 의하면, 러시아에서도 자국어를 사용할 때 영어단어를 무절제하게 끼워 넣거나, 혹은 러시아어를 잘못 썼을 때,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언어순화법안을 마련해 러시아어의 순수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우리도 국어의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어기본법'을 공포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창조적 사고력의 증진을 도모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고 민족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제정한 법이다.
이 법은 국어 발전과 보전에 관한 시책 및 그 시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법안이다. 이 법은 2005년 1월 공포되어 당해 연도 7월부터 시행되었다. 그러니까 이 법이 시행된 지 꼭 1년이 지난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이 시행되고 우리의 어문환경이 달라진 것은 없다. 우리가 느끼는 어문환경은 오히려 더 열악해졌다.
어린 아이들이 사용하는 통신언어는 ‘추카추카, '마니마니', ‘알쥐?’ 등처럼 뜻도 알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언어가 통신세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일반 언어생활에도 쓰이고 있다. ‘졸라’,‘방가 방가’ 등이 그것으로, 10대들은 일상대화를 하면서 저들만의 의사소통을 즐기고 있다.
어른들은 점잖게 말하고 있는 듯하지만, 우리말을 홀대하는 데는 빠지지 않는다. 주고받는 명함을 보면 앞면은 필요 없는 단어까지 한자어로 표기하고 있고, 뒷면은 서툰 영어로 표기되어 있다.
언론에서도 우리 말은 수난을 당하고 있다. 신문에도 맞춤법에 맞지 않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방송은 영어 제목을 경쟁적으로 쓰고 있고, 순화되지 않은 외국어 사용을 하고 있다. 출연자들은 거침없는 반말에 비속어 사용을 자랑삼아 하고, 심지어 욕설까지 안방에 내뱉고 있다. 이제 방송이 우리의 올바른 언어생활의 거울이 되는 기대는 요원한 현실이 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심지어 학문의 전당인 대학까지 우리말을 경시하고 외래어 사용을 남용하고 있다. 어떤 의미로 기업 이름을 바꾸었는지 모르지만, ‘포스코’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무슨 회사인줄 모르겠다. 오히려 전에 이름이 회사의 성격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정부 산하기관에서 한 때 ‘Clean 공직사회 Clean 사회 만들기’ 운동을 했지만, 이런 경우도 ‘깨끗한 공직사회 깨끗한 사회 만들기’가 의미도 명확하고 국민적 공감대도 쉽게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가 남는다.
‘한국폴리텍여자대학’도 마찬가지다. ‘안성여자기능대학’라는 차분한 이름을 두고 왜 이리 어렵게 바꾸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노래하는 그룹 이름부터 음식점의 상호까지 외래어는 모두 순우리말로 바꾸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는 우리말 사랑이 곧 나라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외래어 사용 환경이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지나친 것은 분명하다.
국어기본법은 오랜 검토 끝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을 지키려는 사회적 분위기는 매우 약하다. 현실적으로 국어기본법의 조항들이 대부분 ‘~할 수 있다’라는 임의조항이기도 하지만, 이 법에 대한 국가에서의 홍보 부족도 책임이 크다. 법을 널리 알리고 그것을 지키자는 홍보를 위해서 관계 기관이 노력했으면 한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스 순방 중에 ‘교민들에게 해외 어디에서 살든 한국말 잘하는 것 자체가 사는 데 밑천이 되는 시대가 온다’며 ‘아이들이게 열심히 한글을 가르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는데, 그런 시대로 가만히 앉아서 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만 그런 행복한 시대가 오는 것이다.
2006/09/08 국정브리핑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