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4715990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일부러`와 `일부로`의 차이
필자는 과거 군 복무 시절 신문 편집을 맡아 했던 적이 있다. 비록 오래 전 추억이 되어버렸지만 당시 지역 언론사 편집실을 견학해 신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관한 설명을 들었던 기억은, 스무 해가 지난 현재까지도 필자에게 신문에 대한 애정을 불어넣고 있다.

그래서인지 필자는 요즘도 신문을 비교적 꼼꼼히 읽는다. 기사 내용은 물론, 내용들의 지면 배치와 사진 캡션, 맞춤법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버릇이 아마도 그 때부터 생긴 듯 싶다.

그런데 최근 신문을 보다 재미난 부분 하나를 발견했다. 깨알같은 기사 내용에서가 아니라 대문짝 만하게 뽑은 스포츠면 타이틀 '000감독 일부로 퇴장당했다?'라는 제목에서다.

프로야구에 관한 기사였는데 최근 침체에 빠진 구단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감독이 심판에게 모자를 벗어던지며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당했고, 이후에도 감독은 덕아웃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고 배트를 부러뜨렸다는 내용이었다.

기자는 '평소 그라운드의 신사라 불리는 감독의 이날 행동은 일종의 퍼포먼스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시각을 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목으로 쓰인 '일부로'라는 표현이 필자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일부로'는 '일부러'로 바꿔 써야 한다.

사전을 보면 '일부러'는 '알면서 짐짓', '마음을 내어 굳이'라는 뜻을 가진 부사로 정리되어 있다. 즉 뒤에 오는 용언 등에 대해 '알면서도 의도적으로'라는 뜻으로 수식한다. 예를들면 '일부러 그랬다' '일부러 모르는 체하다' 등이다.

이에 대해 '일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나타내는 '일부(一部)'라는 명사와 '로'라는 부사격 조사의 합성어다. 예를들어 '수첩 내용의 일부로 사건을 해결했다' 등이다. 따라서 본 기사의 경우는, 감독이 침체된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알고서도 짐짓 거친 항의를 했다는 의미이므로 '일부로'가 아니라 '일부러'가 맞는 표현이다.

공지의 사실처럼 신문은 가장 확실하고 신뢰받는 '글 지킴이'다. 독자를 위한 보다 세심한 검토와 교정을 바란다.

2007/06/13 국정브리핑
   
 
번호 예제 날짜 출처
500 바른 용어로 바꾸자 2004/04/27 경향신문
499 1인칭 시점 ‘나’ 사용 늘었다 2004/04/28 문화일보
498 `신문은 용천, 방송은 룡천` 표기가 헷갈려 2004/04/27 굿데이
497 탑승객 55% `항공기 안전문구 이해못해 2004/04/27 연합뉴스
496 영어 중요한만큼 한글도 소중해요 2004/04/26 동아일보
495 용천과 룡천 2004/04/26 한국일보
494 오빠의 아내가 나이 어릴때 부름말 2004/04/22 동아일보
493 방송언어 알아듣기 힘들다 2004/04/20 서울경제
491 파나마에 훈민정음 목판 기증 2004/04/16 연합뉴스
490 여성상사-동료의 남편 2004/04/08 동아일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