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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4468113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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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시문 읽을 때 `처음·끝`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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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는 사고의 결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능력을 꼽는다면 사고와 언어 능력은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고와 언어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고와 언어는 상호 보완적 관계다. 예를 들어 무지개를 일곱 가지 색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은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보라의 일곱 가지 낱말 때문이다. 즉, 사고가 언어의 영향을 받는 예다.
눈이 많이 오고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에스키모인들은 눈과 관련된 말을 많이 갖고 있다. 언어가 사고의 영향을 받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사고의 결과물로써 언어는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말하고 쓰는 언어의 표현이나, 듣고 읽는 언어의 이해를 사고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어 교육에서는 언어와 사고의 목표를 단순히 국어국문학의 대상인 언어.국어에 관한 지식의 추구로 삼지 않는다. 추리력·분석력·문제 해결력·비판적 사고능력·창의력·구상력 등 고등 사고 기능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내신은 언어와 사고의 목표를 사실적 사고 위주의 문제를 통해 이루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수능은 사실적 사고.논리적 사고.비판적 사고.추리 상상적 사고.어휘적 사고 등을 오지선다형 문제를 통해 이루고자 했으나 마찬가지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대학은 논술을 선택했다.
# 교과서를 활용한 제시문 분석 훈련 필요
논술은 논제분석과 제시문 독해가 우선이라고 많이 얘기한다. 그러면 논제와 제시문 분석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논술의 기본은 교과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수능에 나오는 기본 어휘 20여 개를 통해 어휘능력을 평가하면 대부분 5개 정도의 단어만 정확한 의미를 알고 있다.
그러나 논술에서 의미 정립이 정확하게 안 된 단어들을 쓰는 것은 자칫 논제의 흐름을 모호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평소 교과서를 읽을 때도 의미가 모호하거나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단어라도 그 의미를 명확히 말할 수 없는 경우엔 단어의 뜻을 찾아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 밖에 교과서에는 ▶문단 나누기▶문단 내용파악▶문단 주제파악 등의 방법이 실려 있고, 이 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지문들이 많이 있다. 이는 제시문 분석의 기초가 될 것이다.
# 비문학은 서술형 논술
다음으로 교과서나 수능에서의 비문학 지문을 통해 제시문 독해를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수능 비문학은 논술에서 필요한 논제분석, 제시문 독해, 요약, 논지전개 방법 파악 등을 훈련하는 좋은 재료다. 따라서 수능 기출 비문학을 인문·사회·언어·예술·과학 분야로 나눠 오지선다형의 답을 구하는 대신 영역별로 작품마다 형식 문단으로 나눠 보고 그 내용을 요약해 공란에 적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비문학을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 공부하면 논술에서 제시문을 분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비문학 공부법
1. 문단별로 주제에 밑줄을 긋거나, 문단 끝 부분에 주제를 메모한다.
2. 우리말의 특성을 이해하고,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3. 우리말은 서술어 중심이기 때문에 지문은 처음과 끝에 집중한다.
4. 내용 전개상 지시어.접속어에 유의하라. 특히'그러나''하지만''그러므로''요컨대''따라서' 뒤에 보통 결론이 나온다.
5. 읽은 곳을 또 읽거나 지나쳐서 읽지 않는 곳을 방지하기 위해 본문을 읽을 때 표시를 해둔다.
6. 집중되고, 반복되고, 중요한 말에도 표시를 한다. 전체내용 파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추상적인 단어에 관심을 집중한다.
7. '예를 들어'앞에는 요지가 있고, 뒷 문단의 첫 문장은 앞 문단의 요지인 경우가 많다.
8. 중심 화제를 먼저 찾고 그 다음 병렬적인 것부터 묶는다.
# 문학도 논술의 재료
논술도 생각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고, 문학도 생각을 표현하는 한 방법임을 명심하자.
글을 서술하는 형태상 차이는 있지만, 논술이나 문학이나 모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2008년 서울대 2차 예시 문항을 보면, 예시 문항 4번은 황현의'절명시', 김승옥의 '무진기행',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등의 문학작품을 소재로 작중 화자의 고뇌하는 상황을 비교하고 학생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등을 묻고 있다. 이는 통합논술이 수학.과학뿐 아니라 문학의 범위까지도 포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대학에서는 논술시험에서 문학의 여러 작품을 예로 들면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문학을 달리 보는 시각, 또 문학작품을 제대로 읽었는지, 문학작품이 반영한 사회적 상황을 현재의 상황 또는 자신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 문학작품의 내재적 의미는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는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김소월의'진달래 꽃'의 일반적 주제는'이별의 슬픔과 그 승화'로 이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체념.축복.희생.승화의 과정을 거쳐 전통적인 한국인의 정서인 한(恨)을 표현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진달래 꽃은 가정법과 의지 미래형으로 시작하고 있다. 오히려 님은 자기를 역겨워하지도 않으며 떠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들은 열렬히 사랑을 하고 있는 중이 아닐까. 과거의 한국시들은 대부분 이별을 과거형이나 현재형으로 진술해 왔기 때문에 이 작품도 현재형 이별로 관습적으로 해석해 버린 것은 아닐까. 그동안 우리는'진달래 꽃'을 읽는 재미와 그 창조적인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암기식 공부의 영향으로 진달래 꽃의 주제를'이별의 슬픔과 그 승화'로 기계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문제 제기를 해본다. 논술을 통해 문학작품에 대한 해석도 폭넓게 할 수 있고, 문학을 읽는 재미와 창조적 의미도 찾을 수 있다.
# 꾸준한 준비만이 해답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은 하루 천 번의 프리킥 연습을 통해'프리킥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의 우주 왕복선은 20달러짜리 부품이 끼워지지 않아 폭발했다. 베토벤의 스승은 늘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논술도 한걸음에 접근하기는 아직 의미가 모호하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러나 언어를 충실히 공부하면서 논술적 사고를 함께 꾸준히 연습한다면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는 없지만 꾸준히 준비한 사람에게 문은 자연스레 열릴 것이다.
2007/02/2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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