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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오는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글 제목에서 뭔가 어색한 걸 느끼지 못했다면 그만큼 영어식 표현, 일본어식 표현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할 일이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우리말 표현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할 일이다. 아래 글을 보자.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개신교 신자들의 무사 귀환을 온 국민은 바라고 있다.'

이렇게 고쳐 보자.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개신교 신자들의 무사 귀환을 온 국민은 바란다.'

자, 고친 글의 뜻이 달라졌는가, 아니면 문장의 힘이 떨어졌는가. 그러기는커녕 암만해도 고친 문장이 나아 보인다. 거꾸로 얘기하면, 쓸데없이 '~고 있다'로 써서 글도 길어지고 호소력도 떨어졌다는 얘기다.

이렇게 '~고 있다'로 써 버릇한 건 제법 오래됐다. 일제강점기 초에는 'ている(테이루·~고 있다)'라는 일본어 표현의 영향을 받은 문인들이 많이 썼다. 그러다가 광복 뒤에는 영어 진행형 '~ing'의 영향을 받으면서 더 널리 퍼졌다. 결국 이제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같은 말을 별로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이게 됐다. 그러니 주변엔 이런 표현이 널렸다.

'강제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야간자율학습/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어떤 공연 초청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이를 '강제적으로 실시되는 야간자율학습/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어떤 공연 초청도 고맙게 생각한다'로 바꾸면 길이도 짧아지고 훨씬 더 쉽다.(물론 '강제 야간자율학습/혼란을 겪을 것 같다/어떤 공연 초청도 고맙다'면 더 좋을 것이다.)

사진설명 '이랜드 농성 노조원들이 경찰에 끌려나오고 있다'나 '월드카니발 현장검증에서 한 유족이 곤돌라 강화유리창을 발로 차자 유리창이 힘없이 떨어져 나가고 있다'처럼 '현재진행'을 나타내야 할 때는 이런 표현이 필요하다.

하지만 살펴보면 대개는 안 써도 될 때가 많다. "압니다"나 "널 사랑해"면 되는데 굳이 "알고 있습니다", "널 사랑하고 있어"라고 할 것 있겠는가.

그러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이 글 제목은, '오는 30일까지 열린다'면 충분한 셈.

2007/08/28 부산일보
   
 
번호 예제 날짜 출처
729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오는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2007/08/28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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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 [우리말 바로쓰기] 그리고 나서( X ) → 그러고 나서( O ) 2007/08/15 조선일보
725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내켜하다`와 `꺼려하다`의 비밀 ① 2007/08/10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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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 [언어예절] 짝벗 일컫기 / 최인호 2007/08/02 한겨레
720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파마와 `퍼머`, 그리고 `펌` 2007/07/31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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