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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우리말 바로 쓰기] `댓다 짬뽕나`라는 말 들으면 `딥다 짜증나!`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뉴스나 다큐멘터리도 좋아하지만 코미디를 즐겨 본다. 요즘에는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모두 인기다. 코미디 전성 시대인 셈이다. 인기의 뒤에는 뼈를 깎는 연습이 있다. 그러니 열심히 보고 박수도 보내자.

“아니 공부를 해도 모자라는 판에 무슨 코미디를 보라고?”

이렇게 화를 내는 독자가 있다면 “인간이 어떻게 공부나 일만 하고 살 수 있나요. 텔레비전도 보고 음료수도 한 잔 마시고 친구랑 얘기도 하고 소파에 누워서 빈둥거리기도 해야죠.”하고 말하고 싶다.

매주 월요일 늦은 밤에 방영해서 어린이들이 보기는 좀 어려울 텐데, 신기하게도 다음 날 학교에 가면 다들 하는 얘기가 있다.

뭐냐고? 아니 그거 있잖아. 땀 뻘뻘 흘리는 과외 선생님하고 춤 이상하게 추는 주연이란 여학생이 나오는 코너. 공부는 거의 안 하고 허구한 날 “댓다 짬뽕나.”를 외치잖아.

사실 이 프로그램은 15 세 이상이라야 볼 수 있으니 이런 얘기를 꺼낸 것만으로도 혼날 일일 게다. 혼날 때 혼나더라도 할 말은 하자. 짬뽕은 일본말이다. 본래 발음은 ‘챰퐁’에 가까울 것이다. 일본 나가사키에 유명한 나가사키 짬뽕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말로 ‘얼큰면’이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댓다 짬뽕나’에서 ‘댓다’는 북한말이다. ‘심하게’라는 뜻으로 말투로는 ‘들입다’ 또는 이 말을 줄인 ‘딥다’가 비슷하다. 그리고 짬뽕은 진짜 음식이 아니라 짜증의 변형일 것이다.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하여튼 심하게 짜증난다는 뜻이다. ‘몇 그륵?’은 ‘몇 그릇’을 잘못 발음한 것이다.

매주 반복되는 것을 보면 선생님의 습관인 것 같은데, 즐겁게 보되 발음까지 따라하지는 말자. 아무 생각 없이 따라 하면, “딥다 짜증나!”, “몇 그릇?”

정재환(방송인ㆍ한글문화연대 부대표)

2007/05/29 소년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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