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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애국가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

현충일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의 넋을 추모하는 날이다. 이 날은 가정이나 기관에서 반기(半旗)를 게양한다. 아침 10시에는 순국선열의 넋을 위로하는 묵념을 하는데, 경건한 참례를 하는 것도 국민의 역할이다.

꼭 현충일이어서가 아니라, 오늘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것만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애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본다.

우선 애국가에 대한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애국가 2절 ‘남산 위에 저 소나무～’에서 이 표현이 어법이 바르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는 바르지 않은 지적이다. 이들은 ‘남산 위에 저 소나무～’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바른 표현이라는 주장을 한다. 이 주장의 근거는 ‘남산 위의’라는 관형어가 ‘저 소나무～’를 꾸며 줘야 자연스럽다는 논리다. 이 논리 자체에는 오류가 없다.

그러나 ‘남산 위에 저 소나무～’도 바른 표현이다. 즉 이 표현은 ‘남산 위에 있는 저 소나무～’를 ‘남산 위에 (있는) 저 소나무～’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노래 가사이니 이렇게 축약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산 위에 저 소나무～’가 굳이 바른 표현이 아니라는 주장은 할 필요가 없다.

‘바람서리’ ‘하느님’ ‘보우’ 등 헛갈리기 쉬워

계속해서 애국가 가사 중의 ‘바람서리’의 뜻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에서 ‘바람서리’를 ‘바람소리’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바람서리’가 바르다. 이는 ‘풍상(風霜)’이란 뜻이다.

‘하느님이 보우하사～’를 부를 때도 ‘하나님이 보호하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느님’은 ‘우주를 창조하고 주재한다고 믿어지는 초자연적인 절대자’의 의미다. ‘하나님’은 ‘하느님’을 개신교에서 이르는 말이다.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보우(保佑)’도 ‘보호하고 도와줌’이라는 뜻이다. ‘보호(保護)-위험이나 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봄’와 다른 말이다.

다음으로 ‘남산 위에 저 소나무～’에서 ‘남산’을 두고 논란이 많다. 우선 ‘남산’이 서울의 ‘남산’이 아니라는 주장을 한다. ‘백두산이나 삼천리 화려 강산 등’의 노래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남산’은 도읍(都邑)이 있는 곳의 앞산을 지칭하는 보통명사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서울과 경주, 개성에 남산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남산’에서 한자어 ‘남(南)’은 ‘앞[전(前)]’의 뜻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즉 ‘앞에 있는 산’이 곧 ‘남산’이라는 주장이다.

남산은 지리적 영역 뛰어넘은 상징적인 민족의 산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주장들이 어느 것이 바르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는 형편이다. 현재는 애국가 작사에 대한 자료가 발견될 때까지 말을 아끼는 수밖에 없다.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애국가 작사자가 서울 남산을 보고 노랫말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또 서울의 남산은 이제 지역적 의미를 뛰어넘어 우리 민족의 산이다. 따라서 애국가의 ‘남산’이 평범한 ‘앞산’이라고 해도 지금 우리가 서울에 있는 ‘남산’의 의미를 떠올린다고 해서 잘못된 것도 아니다.

보도에 의하면, 행자부에서 주관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서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 국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를 바꾸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시안도 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문장을 나누었으면 하는 의견이 있다. 현재는 긴 문장을 하나로 처리해 글의 뜻이 모호하게 되고 명확성이 떨어진다. 긴 문장은 낭독하기도 어렵다. 두 문장으로 나누어서 표현하면 의사전달에 있어서도 효율적이고 뜻이 명료해진다. 간결한 문장 표현은 낭독하기도 좋다.

오늘의 번영 아래 숨쉬는 호국선열의 넋

현충일은 국권회복을 위하여 헌신·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자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하여 희생한 전몰호국용사의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기리고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서 제정되었다. 현충일이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을 위로하는 휴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풍요로움과 편안함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호국영령들의 의로운 삶이 바탕이 되었음을 생각해야 한다.

이 날 하루만이라도 자녀와 함께 태극기도 그려보고 애국가도 함께 불러보면 어떨까. 또 아이와 함께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의로운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이러한 국민정신은 국가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미래 국가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2007/06/05 국정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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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9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결제, 결재 2005/09/06 머니투데이
588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어떻해? 어떡해? 2005/09/05 머니투데이
587 힘없는 국어기본법 2005/08/26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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