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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와일드카드?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지난 여름, 곧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세계 8강에 올랐다. 비록 보람패(메달)를 따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올림픽에서 축구 종목이 8강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왜 국가 대표팀이 올림픽에 안 나갔느냐, 혹시 올림픽에 나가는 대표팀이 잘하는 것이 아니냐?” 하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것은 올림픽 축구 규정을 모르고 하는 질문이다. 올림픽 규정에, 올림픽 축구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나이 스물셋 이하로 제한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뒤 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제4회 대회(1908년 런던) 때부터다. 100년 가까운 올림픽 축구사에서 중요한 분수령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대회로서, 이때부터 프로 선수들의 출전도 허용됐고, 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부터는 프로·아마추어 관계없이 23살 이하 선수로 출전이 제한됐다. 이어서 96년 애틀랜타 대회 때부터는 24살 이상 선수도 셋까지 출전할 길이 열렸다. 이른바 ‘와일드카드’(wild card)를 허용한 것이다.

원래 이 말은 카드놀이에서 ‘만능패·자유패’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지만 이제는 운동경기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축구 경기에서는 약방의 감초처럼 자주 쓴다. 아마도 경기 흥행을 염두에 두고 이런 제도를 만들었을 터이다.

취지야 어쨌든 일반인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말이므로, 우리말로는 ‘예외 선수’나 ‘특별 선수’ 정도로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쉬운 말을 써야 흥행에도 성공하지 않을까?

최용기/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

2004/11/30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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