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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국어능력 시험 확대해야

기업인들이 신입사원의 국어 능력에 적잖은 불만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한마디로 영어보다 국어 성적이 더 나쁘다는 것이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신입사원에게 가장 부족한 업무 능력을 물었더니 '외국어 능력'이 아니라 '국어 능력'을 꼽았다는 것이다. 국어 능력은 업무 전문성, 대인관계 능력에 이어 신입사원에게 셋째로 부족한 분야로 꼽혔다.

국어 실력 중에서는 쓰기.말하기 등 표현 능력이 가장 부족하며, 국어와 관련된 업무 중 가장 부족한 부분은 계획안.보고서 작성 능력, 그 밖에 대화 능력, 표현 능력, 전자우편 작성 능력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세계화와 국제화.정보화 바람이 불면서 언어 능력에 바탕이 되는 우리말과 글을 경시하고 국어교육을 잘못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국어는 사실상 세계화에 따른 영어 중시 풍조로 점점 홀대받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 통신이 확산하면서 국어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훼손되고 있다.

이른바 일류 대학들이 입시에서 논술시험의 비중을 높이겠다거나 본고사의 부활을 꾀하며 나서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금 중.고등학교의 시험은 객관식 5지선다형으로 치러지고 있으며, 수행평가제도를 도입했지만 한 편의 보고서나 글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나, 시험제도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국어과의 내용은 듣기.말하기.읽기.쓰기.국어 지식.문학 등 6개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교육 현장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이 6개 영역 중 말하기.쓰기 등 표현 능력에 대한 지도가 부족하며, 주로 글의 내용이나 문맥을 이해하는 읽기나 문학 영역에 중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우리말의 근본 체계를 이해해야 하는 국어 지식 영역의 학교문법 지도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중학교 국어교과의 문법과정은 끼워 넣기식이라 단계나 체계가 허술해 영어과에서 주어.동사라는 말을 가르칠 때 국어 시간에 들어보지 못한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이 문법용어를 생소하게 느끼며 배우고 있다. 또 고등학교는 문법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배워 보지도 못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이런 교육을 받고 외국어 열풍에 휩싸여 있어 인터넷 시대에 사는 신세대들의 국어 능력이 우수할 리 만무하다.

대기업이나 회사들의 신입사원 채용 시험에서 토익이나 토플 등 외국어 능력 시험이나 한자 시험 결과는 반영해도 국어능력시험을 본다거나 이를 반영하는 회사는 드물다.

우리나라에 국어능력시험제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방송공사는 '한국어능력시험'을 직접 주관해 실시했고, 이 시험의 점수를 필수 전형 요소로 정했다. 중앙일보 역시 입사전형 중 하나로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이 주관하는 '국어능력 인증시험'을 보고 있다.

이제 우리는 홀대했던 우리말을 바로 세우기 위해 조기 영어교육, 조기 유학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우리말부터 바로 가르치고 국어를 사랑하며 중시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학교 교육에서는 국어과 교육과정의 보완이나 개편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읽기나 문학 등 국어의 이해 능력에 치우쳤던 국어과 지도에서 말하기와 쓰기 등 표현 능력을 기르고 체계적인 문법지도로 국어의 기초 언어 능력을 터득하게 해야 한다. 다음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립국어원'과 같은 권위 있는 기관의 주관으로 '국어능력 인증시험'을 치르게 해 기업체뿐만 아니라 공무원 채용 시험, 특히 교사 임용의 전제 조건으로 그 결과를 반영할 것을 제의한다.

우리말 체계를 바로 알아야 외국어도 제대로 배울 수 있으며, 우리말이 바로 서야 국가가 바로 선다는 점을 명심하자.

구법회 인천 연수중 교장.한글학회 정회원

2005/07/2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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