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뿌리는 우리말"
갑골문자보다 1000년 앞선 `5제 금문'
한민족 조상 신농씨 후손이 만들어
"한자(漢字)의 뿌리는 우리말이다."
명지대 조옥구 교수(민족사문화콘텐츠학과)가 "한자는 우리말을 표기하는 또다른 문자"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교수는 최근 내놓은 '21세기 신(新) 설문해자(說文解字)'(백암)에서 "한자의 뿌리를 추적한 결과 한자를 만든 주체가 바로 한민족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자=중국'을 상식으로 알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도대체 근거는 뭘까?
조교수의 연구는 중국 학자 낙빈기의 저서 '금문신고(金文新攷)'에 근원을 둔다. 금문은 청동기에 새긴 글로 동물의 뼈에 새긴 갑골문보다 시대적으로 늦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금문에서 더 원시적인 모양의 글자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해석이 열렸다.
70년대 말 우연히 이 책을 접한 재야학자 김재섭씨가 본격적으로 우리 조상과의 연관성을 연구했고, 제자인 조교수에게 이를 전수했다.
일반적으로 신화시대로 구분되는 3황5제 중 5제 시대의 금문은 갑골문보다 무려 1000년을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5제 금문'이 바로 한민족의 조상으로 분류되는 염제(炎帝) 신농씨의 후손들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새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난다는 뜻에서 '사이'가 변형된 것이다. 그런데 '사이'는 다른 우리말로 '금이 갔다'고 할 때의 '금'과 동의어고, 이 '금'이 새를 뜻하는 금(禽)이 됐다. 또 바다위의 배와 술잔은 같은 어원인데 여기서 잔을 뜻하는 배(杯)가 나왔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금문은 9000자로 알려져 있지만 해석가능한 것은 1000자 정도다.
조교수는 "사마 천의 '사기' 이후 3황 5제 시기가 신화속으로 들어갔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실재한 역사로 복구되고 있다"며 "금문에 대한 연구성과가 기성 학계에선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