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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82455245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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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찻집] 때매김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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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 왔다, -돼 왔다, ~ 있어 왔다 …’ 식 표현을 많이 한다.
‘-해 왔다’는 ‘-하여 오+았+다’가 본디꼴인데, 다른 꼴과 합쳐 ‘-어/-아 오았다’로 쓰임의 유형을 잡을 수 있겠다. 이는 전날에는 잘 쓰지 않던 방식으로서, 대체로 ‘-해 왔다’는 ‘-했다’ ‘-되어 왔다’는 ‘-됐다’로, ‘있어 왔다’는 ‘있었다’처럼 쓰거나 그 앞에 적절한 어찌씨를 두어 썼다. ‘~ 왔다’는 보조동사 ‘오다’에 과거시제 ‘았’을 더해 일정 기간 계속했음을 강조하려고 쓴 표현이다. 이는 ‘-했었다’ ‘있었었다’에서 ‘-았었-, -었었-’처럼 어떤 시점에 끝난 일임을 분명히 하려고 과거형을 겹쳐 쓰는 경우와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의 때매김 의식이 썩 분명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해 왔다’ 따위가 자주 보이는 것은, 때매김이 발달한 영어 등에서 많이 쓰는 과거완료 시제(have+과거분사)의 영향 탓으로 넘길 수 있을 터이나, 일반 글에까지 이런 분별을 적용해 쓰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했다’면 과거 진행·완결·반복 따위를 두루 나타낼 수 있고, 모자라면 그동안·자주·내내·이따금 따위 어찌씨를 써서 우리말답게 서술할 수 있다.
예컨대 지난 3년 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평가하는 조사에서, 대답으로 ‘잘해 왔다’, ‘잘못해 왔다’를 쓰는데, 이는 ‘잘했다, 잘못했다’로 충분하다는 말이다. 중대 사안을 두고 이렇게 단순히 둘로 나눠 평가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이 물음은 3년을 뭉뚱그려 묻고 답하는 것이므로 굳이 진행을 강조하지 않아도 알아본다는 얘기다.
△3·1절 골프모임을 주선한 박원양 회장의 삼미건설은 부산에서 알짜배기 업체로 알려져 왔다 → ~ 알려졌다 △그동안 돈풀기 정책을 끝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되살아나는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정부 쪽의 견제가 강해 그 시점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전개돼 왔다 → ~ 전개됐다/ ~ 오갔다 △포스코는 그동안 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제도와 시스템을 통해 포스코는 분기별 정기공시, 사안 발생시 즉시공시 등 국내 공시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해 왔음은 물론, 뉴욕·런던·도쿄 증권거래소 등이 제시하는 규정을 준수함으로써 글로벌 증권 공시의무도 철저히 이행해 왔다 → ~ 노력을 기울였다. ~ 공시규정을 엄격하게 지켰음은 물론, ~ 이행했다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 → ~했다 △그는 국내 정책에서도 실패만을 거듭해 왔다 → ~ 거듭했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2006/03/17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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